|
[스포츠서울 | 도하(카타르)=정다워기자] ‘제2의 아구에로’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의 비상은 아르헨티나에게 아주 반가운 일이다.
알바레스는 현지시간 13일 오후 10시(한국시간 14일 오전 4시)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준결승전(4강)에서 크로아티아전에 선발 출전해 2골을 기록했고, 페널티킥까지 얻어내며 팀의 3-0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알바레스의 활약 속 아르헨티나는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 최우수선수에는 리오넬 메시가 선정됐지만, 알바레스가 이름을 올려도 이상하지 않았다. 알바레스는 전반 34분 메시의 페널티킥 골을 얻어냈다. 후방에서 연결한 침투 패스를 페널티박스 안에서 받아 영리하게 움직이며 골키퍼와 충돌해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전반 39분에는 직접 골을 넣었다. 역습 상황에서 하프라인에서 공을 잡은 알바레스는 폭발적인 스피드로 순식간에 박스 안까지 진입했다. 크로아티아 수비진이 세 명 사이를 거침 없이 밀고 들어가며 상대의 실수를 유발했고,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침착하게 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에도 알바레스는 적극적으로 최전방에서 움직이며 상대 수비를 압박하는 동시에 공격도 구사했다. 활동량이 부족한 메시를 대신해 더 많이 뛰며 자신의 역할을 120% 해냈다. 후반 24분에는 메시의 화려한 어시스트를 받아 추가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알바레스는 2000년생으로 아르헨티나의 떠오르는 특급 공격수다. 170㎝의 단신에 영리하면서도 스피드와 힘, 여기에 골 결정력까지 보유해 제2의 세르히오 아구에로로 불린다. 아르헨티나 명문 리베르플라테에서 뛰다 실력을 인정받아 올해 맨체스터 시티 유니폼을 입었다. 마침 아구에로가 뛰던 팀으로 이적하면서 더 강렬한 데자뷔를 일으키고 있다.
알바레스는 아르헨티나가 배출한 이번 대회 스타 중 한 명이다. 알바레스는 이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1~2차전에서 교체로 출전했다. 선발로 나선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부진에 빠지면서 3차전부터 베스트11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선발 출전한 첫 경기 폴란드전에서 골을 넣었고, 16강 호주전에서도 결승골을 터뜨렸다. 크로아티아전 두 골까지 포함하면 첫 번째 월드컵서 벌써 네 골을 기록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가 끝나면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1987년생 메시는 카타르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할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에서 메시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지금도 선수들은 공을 잡으면 메시부터 본다. 각자의 팀에서 날고 기는 선수들이지만 메시 앞에서는 조력자일뿐이다.
그런 메시가 떠나면 아르헨티나는 공백을 실감할 수밖에 없다. 대체자를 찾아야 하는데 알바레스는 ‘포스트 메시’ 시대의 에이스가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결승 진출만큼이나 알바레스의 활약은 아르헨티나에 기쁜 현상이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