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반려견도 보는 대통령, 접견신청한 우리는 왜 못보나.”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특위)가 12일 국회에서 유가족·생존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한 공청회에서 유가족 접견에 불응한 윤석열 대통령, 공청회 불참은 물론이고 사퇴도 거부 중인 이상민 장관, 참사 당시 구조 당국 등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지 70여일이 지났지만 참사 초기 영정사진도 이름도 없는 ‘이상한’ 빈소에 매일같이 조문을 오던 윤 대통령은 이후 이태원참사 국가애도기간이 지나자마자 이태원 참사 지우기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한순간에 유명을 달리한 158명의 희생자를 보내고 충격에 허우적대던 유가족들이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를 구성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의 대응은 그저 ‘무시’ 그 자체로 보인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한 생존자는 “사람들이 모두 정신을 잃고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왜 소수의 인원만 출동했는지 의문이다. 처음부터 많은 인원이 투입됐으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참사로 오빠를 잃은 조경선 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시신이 안치된 병원에 갔으나 경찰이 제지해 만져보지도 못했다. 오빠 행적을 찾고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구급일지를 요청했지만, 비공개 처분을 받았다”고 했다.
최선미 씨는 “대통령이 행정안전부 등에 유족을 위한 여러 지시를 한 것으로 아는데 어느 정부 기관도 유족에게 브리핑한 사실이 없다. 왜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고, 왜 유가족 연락처를 공유해 주지 않나” 라고 따져 물었다.
참석자들은 자신들의 요청에도 끝내 공청회에 나오지 않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비롯해 여권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생존자 김초롱 씨는 “제게 2차 가해는 장관, 국무총리, 국회의원들의 말이었다. ‘예전에 비해 우려할 정도 인파는 아니었고, 경찰 병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는 (이상민) 장관 첫 브리핑을 보고 무너져 내렸다”고 털어놓았다.
이상민 장관은 이태원 참사의 대응과 지휘 책임을 물어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통과됐지만 “현재 제게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자진사퇴를 거부한 것은 물론 청문회에도 불참하며 ‘뻔뻔한’ 행각을 고수 중이다.
참사로 숨진 배우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는 “대통령께 묻는다. (대통령의 반려견인) 새롬이도 보는 당신을, 접견 신청한 저희는 왜 못 보나. 유가족도 국민이고 이 참사의 당사자”라고 말했다.
유가족 서이현 씨는 “유가족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은 정확한 진상규명과 모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 가족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미 씨는 이 장관 등을 염두에 둔 듯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정무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를 명령한다”라고 말했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