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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버 테세이라. 사진 | 글로버 테세이라 SNS

[스포츠서울 | 이주상기자] ‘구도자’ 글로버 테세이라(43·브라질)가 20년 MMA 인생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22일(한국시각) 브라질 라우데자네이루 지우니스 아레나에서 UFC 283이 열렸다. 라이트 챔피언 결정전에 나선 43세의 백전노장 테세이라는 자마할 힐(31·미국)에게 5라운드 심판전원일치 판정패했다.

테세이라는 패배가 확정되자 옥타곤에 글러브를 내려놓으며 MMA와 이별을 고했다. 또한 같은 날 경기를 벌인 마우리시우 ‘쇼군’ 후아(41·브라질)도 은퇴를 선언했다.

테세이라는 경기 후 병원에 진료를 받았다. 치료 후 얼굴 여기저기에 밴드와 붕대를 붙인 모습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줬다. 비록 패했지만, 격투기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애초 막상막하를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힐이 너무 강했다. 경기 전 둘의 대결은 테세이라의 레슬링과 주짓수냐, 자마할 힐의 타격이냐로 압축됐다. 서로가 자신의 강점으로 상대방의 약점을 공략할 수 있을 걸로 보였다. 하지만 힐은 테세이라의 17번의 테이크다운 시도 중 15번을 막아냈다. 넘어갔을 때도 다시 일어나거나, 오히려 포지션을 역전해 상위 포지션을 차지했다.

장기인 테이크다운이 막힌 테세이라는 경기 내내 힐의 잽, 보디킥, 헤드킥에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2라운드에 나온 3연속 헤드킥은 이후 경기의 향방을 완전히 갈랐다. 힐은 사우스포로 스위치해 테세이라의 거리감을 교란시킨 뒤 헤드킥으로 테세이라에게 큰 대미지를 입혔다. 테세이라가 가드를 올려 막아봤지만 충격은 가드를 뚫고 전해졌다.

이후 경기는 일방적 양상으로 진행됐다. 힐은 3라운드에도 헤드킥으로 테세이라를 다운시키고 맹공을 퍼부었다. 테세이라는 끝내 버텨냈지만 4라운드에도 힐의 맹공이 이어졌다. 테세이라의 얼굴은 피범벅이 됐고, 현지 해설자들은 경기를 말려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새로운 챔피언의 등극과 전 챔피언 두 명의 은퇴로 UFC 라이트헤비급은 완전한 세대 교체를 알렸다. 챔피언에 오른 힐은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6명의 아이들의 아버지인 만큼 책임감이 막중했다.

힐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열심히 운동하고, 헌신하며, 책임성을 갖추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내가 해내지 못할 거라고 말했다. 그 어떤 누구도 당신에게 뭐라 말하게 놔두지 마라”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에 패한 테세이라는 글러브를 벗어 옥타곤 바닥에 내려놓았다. 종합격투기(MMA) 전통의 은퇴 의식이다. 테세이라는 “스스로의 건강에 안 좋을 정도로 내가 너무 터프하다. 더 이상은 못 하겠다”고 은퇴 의사를 밝혔다.

이어 “이제 내 에너지를 (미들급 챔피언) 알렉스 페레이라를 돕는 데 집중하겠다. 쇼군과 같은 날에 글러브를 내려놓게 돼 영광”이라며 이별을 전했다.

rainbow@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