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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충=강예진기자] 비상식적인 일 처리로 비난받아 온 흥국생명이 세계적인 명장 마르첼로 아본단자(52·이탈리아) 감독을 품었다.
흥국생명은 19일 세계적인 명장 아본단자를 차기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전했다. 계약기간은 2024~2025시즌까지다. 지난 1월2일 “방향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권순찬 전 감독을 경질한 후 49일 만에 차기 감독을 영입한 셈이다.
그간 김대경 코치가 감독 대행 역할을 수행했다. 감독도, 수석코치도 없는 상황에서 흥국생명은 선수단끼리 똘똘 뭉쳤다. 김 대행이 팀을 이끈 10경기서 7승3패의 성적을 냈다. 직전 페퍼저축은행과 경기서는 셧아웃 완승을 거둬, 주축 선수의 부상 이탈로 주춤한 현대건설을 제치고 지난해 11월1일 이후 106일 만에 선두로 올라섰다.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 18일 입국해 흥국생명과 계약을 마무리했다. 비자 등의 등록 절차는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때문에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22~2023 V리그 GS칼텍스전은 김 대행이 벤치에 앉았다. 경기 전 김 대행은 “감독이 와서 다행이다”라며 미소를 지으면서 “선수들도 다 좋아하고 있다. 남은 시즌을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라고 선수들과 아본단자의 첫 만남을 전했다.
아본단자는 화려한 지도자 경력을 자랑한다. 1996년부터 이탈리아리그 Big Power Ravenna 구단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이탈리아, 불가리아, 캐나다, 그리스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다. 이후 아제르바이잔 라비타 바쿠, 터키 페네르바체, 이탈리아 자네티 베르가모 등 세계적인 수준의 팀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배구여제’ 김연경과도 연이 깊다. 김연경이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 몸담았던 시절, 2013~2014시즌부터 2016~2017시즌까지 사제 간으로 합을 맞췄다. 2013~2014시즌 세브컵 우승, 2014~2015와 2016~2017시즌 튀르키예 여자 배구 리그 우승과 2015~2016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3위를 달성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흥국생명의 감독이 되어 영광이다. 한국 배구 팬들에게 인사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흥국생명의 강점과 한국분들이 배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다. 가족의 일원이 되어 행복하며, 제 인생의 새로운 도전과 모험을 시작하게 되어 매우 기대된다”라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관중석에서 GS칼텍스전을 지켜본 아본단자 감독은 큰 리액션은 취하지 않았다. 중계방송 화면에 간간이 잡힌 그는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곧 함께 할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매의 눈으로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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