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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벤자민이 지난 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NC와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제공 | KT 위즈

[스포츠서울 | 애리조나=김민규기자]“올해 15승 달성이 목표다.”

해외 전지훈련 시작부터 사령탑의 극찬이 이어졌다. 작년보다 구위·구속·변화구 등 어느 하나 발전하지 않은 게 없다. KT 이강철 감독은 일찌감치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다. 마법사군단의 확실한 1선발로 자리매김한 왼손에이스 웨스 벤자민(30)의 얘기다. 벤자민은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진행된 KT 스프링캠프가 6일(이하 한국시간) 33일간의 일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캠프 마지막 훈련을 소화한 후 만난 벤자민은 “날씨가 많이 도와주지 않아서 어려운 시간도 있었지만 신체적으로나 컨디션이나 내가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구속 증가도 있었고 기술적으로도 많이 발전한 것 같아 개인적으로 만족스럽다”고 캠프를 돌아보며 활짝 웃었다.

지난해 윌리엄 쿠에바스의 대체 선수로 KBO리그에 데뷔한 벤자민은 17경기에서 5승4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키움과의 준PO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 역투,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에이스의 면모를 뽐냈다.

올해는 더 강해졌다. 비시즌 때부터 차근차근 준비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미국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NC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선보였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0㎞를 찍었다. 100%가 아니다. 아직 구속 등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긴 그의 자신감은 올해 KT 1선발로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까닭이다.

벤자민은 “감독님께서 항상 극찬해 주셔서 너무 영광이다. 특히, 개막전 선발을 엄청 빨리 결정해준 것은 나도 놀랐다. 기회를 주신 것에 너무 감사하다”며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선발로 나갔을 때 승리의 발판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마운드에 올랐을 때 15승 이상 거둬야 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내 가장 큰 목표는 15승 이상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50㎞ 보다 충분히 더 빨라질 수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100% 페이스를 끌어올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캠프에는 팬들의 열기도 없다. 그래서 던질 때 동기부여가 부족하다”며 “한국에 돌아가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 구속도 빨라지고 더욱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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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만난 벤자민이 활짝 웃으며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애리조나=김민규 기자 kmg@sportsseoul.com

더불어 캠프에서 벤자민의 ‘일일트레이너’ 미담도 화제가 됐다. KT의 핵심 불펜 김민수(31)에게 일대일 맞춤형 과외를 진행한 것. 벤자민은 김민수 외에도 다른 투수들의 훈련을 보조해주는 등 동료들의 기량향상에 적극 도움을 줬다.

그는 “김민수는 KBO에서 가장 좋은 투수 중 한명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큰 이유는 컨디션이 좋고 나쁨을 떠나 항상 마운드에 오르는 강인한 정신력을 갖고 있다. 또 경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리그에서 슬라이더가 가장 좋은 선수 중 한 명”이라며 “(김민수에게)내가 비시즌 때 구속 증가를 위해 했던 웨이트 트레이닝을 가르쳐줬다. 자신이 가진 능력과 운동을 병행한다면 훨씬 더 발전할 것이라 본다. 사실 구속이 안 늘어도 현재 너무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젊은 선수들이 내게 와서 물어보면 나의 운동법 등 노하우를 알려준다. 또 어려운 상황에 처하고 내려왔을 때 선수들에게 경험을 얘기하며 이겨내는 방법에 대해서도 얘기를 많이 한다”며 “우리 팀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이 너무 뛰어나다. 짧은 시간 안에 좋은 선수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얼마 전 훈련을 하다 그는 운영진에게 웃으며 “빨리 한국 가자”라고 외쳤다. 그 이유에 대해 벤자민은 “한국 팬들, KT 팬들이 빨리 보고 싶어서 그렇게 말했다. 어서 빨리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귀띔했다.

KT의 외국인 왼손에이스가 작년보다 더 진화했다. 게다가 유망주를 비롯한 투수들의 의지도 더 강해졌다. 더 탄탄해진 KT가 2021년 통합우승의 영광을 다시 한 번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