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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청춘스타’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배우, 김다미가 다시금 스크린에서 교복을 입었다. 그는 15일 개봉을 앞둔 영화 ‘소울메이트(민용근 감독)’에서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미소 역을 맡아 한 여인의 10대부터 30대까지 생애를 연기한다.
‘소울메이트’는 유명 홍콩 희극배우 겸 감독 쩡즈웨이의 아들 청궈샹 감독이 연출한 홍콩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2017)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여성 단짝 친구들 사이에서 오가는 내밀한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한 원작의 설정을 가져오되 원작과는 다른 한국적인 디테일로 무장했다. 영화는 1998년 제주를 배경으로 전학 온 친구 미소(김다미 분)와 섬토박이 하은(전소니 분)이 고교시절을 거쳐 성인으로 성장하며 각자 다른 삶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김다미가 연기한 미소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돌봄도, 사랑도 받지 못한 채 홀로 성장하는 인물이다. 내연남의 돈 문제로 도망다니며 전국 각지를 떠돌던 미소의 엄마가 딸을 버리듯 놓고 간 곳이 바로 제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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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는 이곳에서 자신과는 정반대 환경에서 자란 모범생 하은을 만난다. 두 사람은 작은 고양이를 키우고, 그림을 그리고, 목욕을 하며 우정을 쌓는다. 돌보는 이 하나 없는 미소가 비뚤어지지 않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갈 수 있던 건 하은과 그의 부모가 든든하게 중심을 잡았기에 가능했다.
훌쩍 자란 미소는 작은 스쿠터를 타고 학교를 다니고, 게스트하우스 직원으로 일하며 숙식을 해결하고, 밤에는 음악바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는 ‘생활력 만랩’ 소녀로 삶을 개척해 나간다.
반면 하은은 미소를 부러워하면서도 부모와 주위의 기대를 저버리지 못한다. 고소공포증이 있어 비행기를 타고 제주를 벗어나지도 못하고, 교사가 제일 좋은 직업이라는 아버지의 희망에 따라 교대에 진학한다. 세상이 정한 규칙과 규범이라는 길을 걸어야 했던 하은은 내심 미소의 자유분방함을 부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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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는 자유분방하지만 섬세한 사람이다. 하지만 속내를 모두 표현하지 않는다. 하은은 도전적인 걸 즐기지 않는다. 나는 미소와 하은의 모습을 모두 갖고 있다. 자립심을 갖고 혼자 행동하는 모습은 미소랑 닮았다. 하지만 도전적으로 연기하는 것 외에 평소 안정을 추구하는 모습은 하은과 비슷하다.”
영화가 1998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이어지다 보니 추억을 환기시키는 소품도 대거 등장한다. 미소와 하은이 함께 빙수를 먹는 벤치형 그네 카페. 폴더폰과 인형고리. 귀를 뚫어주는 팬시점 겸 문방구.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90년대를 강타한 ‘펌프’ 게임이다. 미소와 하은은 이 장면에서 웬만한 댄서 못지 않게 격렬한 안무를 소화해낸다.
“펌프 유튜버를 강사로 모셨다. 그 장면을 위해 한 달 반 가량 맹렬히 연습했다. (웃음) 어릴 때도 종종 했는데 전문적으로 배워보니 기술이 있더라. 그래도 제가 소니 언니보다는 습득력이 빠른 것 같다.”
김다미는 그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영화 ‘마녀’(2018)의 지윤 역과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 SBS 드라마 ‘그 해 우리는’(2021)의 국연수 역에 이어 다시금 교복을 입었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교복을 입었지만 부끄럽기보다 “가장 아름다운 ‘청춘’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행복하고 영광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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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김다미의 고교시절은 미소나 하은, 그리고 국연수와 지윤과도 거리가 멀다고 했다. 그는 “공부도 잘 하지 못했고 잠을 많이 자는, 특별하지 않은 학생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연기를 배웠는데 학교가 특성화고가 아니라서 연기학원을 가기 위한 조퇴 처리가 안 됐다. 그래서 그냥 무작정 학원에 가버린 게 학창시절 일탈이라면 일탈이다”라며 웃었다.
영화는 성인이 돼 이성 친구를 비롯해 각자의 비밀을 갖게 된 두 사람의 관계가 우정을 넘어 애증, 그리고 아가페적 사랑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점진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우정이라는 감정도 결국 사랑의 일부분이자 또 다른 사랑의 형태라고 생각한다”며 “두 친구의 관계를 단순히 우정이라 선 긋지 않고 사랑의 일부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극 중 미소처럼 만약 절친이 자신의 남자친구를 뺏는다 해도 “어른이 되면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영화 속 미소처럼 김다미의 얼굴엔 어른의 미소가 어려 있었다.
mulg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