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부산=이웅희기자] 부산 BNK가 창단 첫 준우승을 달성했다. 챔피언 도전에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다음 시즌 희망을 밝혔다.

BNK는 23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우리은행과의 WKBL 신한은행 SOL 2022~2023시즌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3연패를 당했다. 결과는 좋지 않지만, 매 경기 희망을 봤다. 1차전에선 전반 큰 점수 차를 좁히며 후반 우리은행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2차전에서도 김한별 부상 아웃 전까지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3차전 역시 끝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정규리그 17승 13패로 극적인 2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에서 용인 삼성생명을 꺾고 올라온 BNK는 리그 1위 우리은행을 상대로 선전했다. 하지만 결국 경험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승부처에서 선수들의 경험에서 승패가 갈렸다. 우리은행은 1차전 막판 접전에서 김단비, 고아라 등 베테랑들이 해결해줬다. 3차전에선 김정은이 고비마다 3점포를 쏘아 올렸다. 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체력 부담은 있지만, 구력(경험)으로 커버한다”고 말했고, 그 말대로였다. 하지만 BNK도 이번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에이스로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킨 이소희는 우리은행 위 감독을 고민에 빠트렸다. 우리은행은 이소희를 막느라 애먹었다. 초반 나윤정을 전담 수비수로 넣고, 이후 리그에서 가장 수비 좋은 박혜진을 붙였다. 장신 박지현에게도 이소희 수비를 맡기기도 했다. 그만큼 위협적이었다는 얘기다. 위 감독도 시리즈 후 “이소희가 이 정도로 잘할 지 몰랐다.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안혜지 역시 플레이오프(PO)와 챔피언결정전 5경기에서 총 4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9.6어시스트로 역대 PO, 챔피언결정전 기간 최다 평균 어시스트 기록을 새로 썼다. 적장 위 감독도 “신장은 작아도, 리그에서 가장 좋은 가드임은 분명하다”고 인정했다.

진안은 달릴 수 있는 센터로 이번 시즌 한층 성장했다. 노련한 김한별과 함께 뛰며 특유의 투지와 함께 폭 넓은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렸다. 3차전에서도 중거리슛을 깨끗하게 성공시키며 슛감도 과시했다. 한엄지도 프리에이전트(FA)로 BNK 이적 후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고, 백업 역할을 충실히 한 김시온도 팀의 만능퍼즐로 자리잡았다.

다만 30대 중반의 김한별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것은 과제다. 팀의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을 이끌고 챔프전에 앞서 3년 재계약에 성공한 BNK 박정은 감독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주전과 백업의 차이를 줄여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더 성장해야 한다. 비시즌 준비를 해서 좀 더 단단한 전력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