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리버풀=장영민통신원·김용일기자] 해리 케인이 페널티킥(PK) 결승골을 터뜨린 토트넘이 막판 동점골을 허용하며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대행 체제 첫 경기에서 승전고를 울리지 못했다.

토트넘은 4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에버턴과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승점 50(15승5무9패)을 기록한 토트넘은 2경기 덜 치른 맨유(승점 50)에 득실차에서 앞서 4위로 한계단 올라서는 데 만족해야 했다. 반면 에버턴은 승점 27(6승9무14패)을 기록하면서 강등권인 18위에서 15위로 올라섰다.

스텔리티 대행은 최근 지휘봉을 놓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지향한 스리백 전술을 그대로 들고 나왔다. 최전방에 해리 케인이 서고 손흥민과 데얀 클루셉스키가 측면 공격을 이끌었다. 2선엔 이반 페리시치,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올리버 스킵, 페드로 포로가 배치됐고 최후방 수비 3명은 크리스티안 로메로, 에락 다이어, 클레망 랑글레였다. 골문은 부상에서 돌아온 휴고 요리스가 지켰다.

다만 공격 형태엔 변화를 줬다. 왼쪽 윙백 페리시치의 측면 침투를 늘리면서 손흥민을 사실상 프리롤로 뒀다. 지난 A매치 기간 ‘클린스만호’로 갈아탄 한국대표팀에 소집돼 프리롤로 활약하며 콜롬비아전 멀티골을 터뜨린 손흥민으로서는 오름세를 이어갈 기회였다.

토트넘은 초반 공격을 주도했다. 케인이 전반 7분 첫 슛을 시도한 데 이어 8분 뒤 페리시치의 오른발 크로스를 문전에서 헤더로 연결했다. 그러나 공은 골문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났다.

그러나 에버턴도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중반 이후 맹렬하게 토트넘을 압박하면서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30분 압둘라예 두쿠레가 포로의 방어를 뚫고 헤더 슛을 시도했는데 공은 골문 위로 떴다.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던 양 팀. 전반 42분 손흥민이 기회를 잡았다. 클루셉스키의 전진 패스를 받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픽 포드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다. 그러나 회심의 오른발 슛이 가로막혔다. 주심은 직후 손흥민의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득점 없이 전반을 마친 양 팀은 후반 들어 더욱더 치열하게 맞섰다.

변수가 발생한 건 후반 12분. 터치라인 부근에서 케인과 두쿠레가 볼 다툼하다가 충돌했다. 이때 두쿠레가 손으로 케인 얼굴을 가격했다. 주심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냈다.

구디슨 파크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에버턴은 케인이 앞서 데마라이 그레이에게 거칠게 태클한 장면을 언급했다. 그러나 주심은 케인에겐 옐로카드를 주고, 과격하게 케인 얼굴을 때린 두쿠레를 경기장에서 내보냈다. 에버턴 팬은 케인에게 거센 야유를 쏟아냈다.

수적 우위에도 토트넘은 파이널서드에서 패스 정확도가 지속해서 떨어졌다. 그러나 기어코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냈다. 페리시치가 오른쪽에서 넘어온 공을 문전에서 머리로 떨어뜨렸다. 공격에 가담한 로메로가 재빠르게 공을 터치했는데, 상대 수비수 마이클 킨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PK를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케인이 정확하게 오른발로 차 넣었다. 올 시즌 리그 22호골.

다급해진 에버턴은 공격 숫자를 늘리고 압박하며 반격했다. 스텔리니 대행은 후반 36분 손흥민을 벤치로 부르고 루카스 모우라를 투입했다. 리그 7호 골이자 EPL 통산 100호 골은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토트넘은 수적 우위에도 막판 에버턴 공세에 시달렸는데, 후반 43분 교체로 들어간 모우라가 퇴장했다. 볼 경합 중 킨에게 무리하게 태클을 시도했다.

후반 추가 시간까지 10대10으로 싸우는 상황이 됐다. 결국 에버턴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44분 킨이 공격 지역에서 오른발 중거리포로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PK를 허용한 아쉬움을 원더골로 날리는 순간이었다.

결국 양 팀은 퇴장 변수 속에서 한 골씩 주고받으며 비겼다. 후반 추가 시간 6분이 주어졌지만 더는 득점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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