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국내 콘텐츠 업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SBS가 넷플릭스와 6년간의 콘텐츠 공급 계약을 발표하며, 증권가의 호평 속에서 주가가 단숨에 상한가로 직행했다. 개장과 함께 전일 대비 25.25% 오른 SBS 주가는 이내 가격 제한폭까지 상승하며 2만6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계약은 단순한 콘텐츠 제공을 넘어선 역대급 파트너십이다. SBS는 내년부터 신작 드라마, 예능·교양 프로그램, 그리고 과거 히트작들까지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공급하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국내 방송사가 글로벌 OTT와 처음으로 전 방위 협력을 체결한 전례 없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SBS의 시가총액이 기존 3710억 원에서 1조 원대로 도약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증권사들은 목표가를 대폭 상향 조정하며 이번 파트너십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하나증권은 기존 목표가 2만 원에서 100% 오른 4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신한투자증권과 대신증권도 각각 3만3000원과 2만9000원으로 상향했다.
◇넷플릭스와의 시너지, K콘텐츠 글로벌 확장
이번 계약은 단순한 매출 확대를 넘어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SBS의 콘텐츠는 더 넓은 무대에서 더 많은 시청자를 만날 기회를 얻었다. 신작 드라마뿐 아니라 ‘별에서 온 그대’, ‘미세스캅’ 등 SBS의 과거 히트작들 또한 새로운 팬층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계약은 단순히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SBS가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K콘텐츠의 위상이 한 단계 더 올라갈 것”이라고 평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 상승세가 지속되기 위해선 SBS가 계약 이후 실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경고한다. “초기 기대감은 충분히 주가에 반영된 상태”라며 “콘텐츠 품질과 넷플릭스 플랫폼 내에서의 성과가 핵심”이라는 분석도 뒤따랐다.
SBS와 넷플릭스의 협력은 K콘텐츠가 글로벌 무대에서 더 강력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이번 상한가는 단순한 주가 상승이 아닌, SBS가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진 결과로 해석된다. K콘텐츠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갈 SBS의 행보가 기대를 모은다. gyuri@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