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울산 현대가 K리그1 개막 이후 6연승을 질주하는 데 주연은 멀티골의 루빅손(스웨덴)이었지만 조연은 단연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다.

조현우는 지난 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6라운드 수원 삼성과 홈경기(울산 2-1 승)에 선발 출격해 찬란한 선방쇼를 펼치며 구세주 구실을 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조차 경기 직후 “조현우 아니었다면 역전패했을 것”이라며 그의 활약을 치켜세웠다. 그도 그럴 것이 울산은 전반에만 루빅손이 두 골을 몰아넣으며 리드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수비 요원 교체 속에서 잠시 혼란스러워졌고 ‘시즌 마수걸이 승리’가 간절한 수원의 공세에 시달렸다.

울산은 이날 수원에 슛 수에서 10-15로 뒤졌고 패스 성공 횟수에서도 377-419로 밀렸다. 키패스도 5개로 수원(9개)보다 적었다. 이 수치는 모두 후반에 뒤집혔다. 수원이 외인 공격수 뮬리치, 바사니 등을 앞세워 맹공을 펼쳤다.

하지만 울산은 ‘최후의 보루’인 조현우가 있었다. 그는 후반 12분 수원의 페널티킥 기회에서 바사니의 슛을 몸을 던져 막아냈다. 비록 후반 4분 김경중에게 만회골은 허용했지만 그는 이날 상대 4차례 결정적인 슛 가운데 3회를 선방했다. 선방률이 75%다. 특히 막판 득점과 다름없던 뮬리치의 오른발 슛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내면서 ‘역시 조현우’라는 찬사를 받았다.

홍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조현우는 최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한 A대표팀을 통해 새롭게 동기부여를 품고 있다.

5년 전 2018 러시아월드컵 시절만 해도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한 그는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엔 A대표팀 주전 자리를 김승규(알 샤밥)에게 내줬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도 그는 벤치를 지켰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는 다시 주전 경쟁이 원점이다. 그는 지난달 클린스만 체제에서 처음 치른 A매치 2연전(콜롬비아·우루과이)에서 김승규와 1경기씩 나눠 선발로 뛰었다.

조현우는 우루과이전(한국 1-2 패)을 마친 뒤 클린스만호의 골키퍼 코치인 전 독일 국가대표 안드레아스 쾨프케로부터 “네가 (러시아 월드컵 당시) 독일 슛을 다 막았느냐”는 농담을 들으면서 다양한 조언을 받은 것을 공개했다.

쾨프케 코치는 독일 대표팀에서만 17년 가까이 골키퍼 코치를 지내면서 올리버 칸, 마누엘 노이어 등 명골키퍼를 지도했다.

쾨프케 코치는 조현우를 비롯해 대표팀 골키퍼에게 좀 더 과감하고 다양성을 지닌 플레이를 주문하고 있다.

1991년생인 조현우는 충분히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도전할 수 있다. 김승규 등과 선의의 경쟁 속에서 한결 성숙해진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소속팀 울산이 증명의 장이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