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분노와 허탈함을 두루 느끼는 모습이었다. 몇 년 전 또 다른 후배 선수의 일탈행동에 주장으로서 동료들에게 “사고치면 절대 함께 할 수 없습니다”고 경고도 했는데 다시 사고가 터졌다. LG 리더 김현수가 맹활약을 펼친 후 후배들에게 다시 한 번 정상적인 선수 생활을 이어갈 것을 당부했다.

김현수는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출장해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다. 4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 상대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싹쓸이 2루타를 터뜨렸다. 그리고 6회말 다시 마주한 찬스에서 적시타를 날렸다. LG는 6회까지 10점을 뽑으며 일찍이 승기를 잡았다. 13-4로 두산을 꺾고 시즌 전적 8승 4패가 됐다.

경기 후 김현수는 최근 타격감에 대해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기는 한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실투성 공을 아직도 놓치는 모습이 나온다. 사실 오늘도 실투 하나를 놓쳤는데 다음에 또 실투성 공이 와서 운이 좋게 칠 수 있었다. 아직은 실투를 놓치는 모습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4회말 2사 만루에서 적시타를 친 순간에 대해서는 “알칸타라의 속구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었다. 좀더 높게 던지려고 한 것 같은데 그 높이보다 조금 낮았다. 그래서 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김현수는 이날 LG 구단을 통해 이천웅이 인터넷 도박 혐의를 인정한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내가 얘기해서 됐다면 정말 그렇게 하고 싶다. 하지만 내가 뭐라고 얘기를 한다고 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제발 선수 개개인이 잘 좀 했으면 좋겠다.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잘 책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세상이 달라진 것과 별개로 그냥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었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은 제발 좀 안했으면 좋겠다. 자기 자신, 그리고 가족과 미래도 잘 좀 생각했으면 좋겠다. 잠깐의 재미를 위해서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안 해야 하는 일은 그냥 좀 안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마지막으로 김현수는 선수단 분위기를 두고 “오늘 일어난 일로 마음 아픈 선수도 있고 안 아픈 선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다들 티 안 내고 참으려는 모습이 보였다. 지금 우리 팀에 부상을 당한 선수들도 있는데 잘 참고 있다. 그래서 팀 전체가 좋게 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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