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런던=장지훈통신원.김용일기자] 손흥민이 2경기 연속골이자 리그 8호골을 터뜨린 토트넘이 안방에서 하위권에 놓인 본머스에 충격패했다. 올 시즌 남아 있는 유일한 목표인 리그 4위(차기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 마지노선) 진입에 적신호가 켜졌다.
손흥민은 1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끝난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본머스와 홈경기에 선발 출격해 전반 14분 선제골을 넣었다. 그러나 팀은 후반 추가 시간 결승골을 허용하며 2-3으로 졌다.
해리 케인, 데얀 클루셉스키와 공격 삼각 편대로 출전한 손흥민은 초반부터 몸이 가벼워 보였다. 이날은 유럽파 태극전사 현지 점검에 나선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경기장을 찾아 의미를 더했다. 경기 전에 손흥민과 클린스만 감독이 만나 반갑게 포옹하는 장면이 토트넘 구단 SNS에 공개되기도 했다.
보란듯이 손흥민은 득점포를 가동했다. 전반 14분 수비수 클레망 랑글레의 긴 패스를 이어받은 왼쪽 윙백 이반 페리시치가 측면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손흥민의 동선을 보고 중앙으로 공을 내줬는데 그가 달려들며 왼발로 밀어넣었다. 지난 브라이턴과 30라운드에서 EPL 통산 100호 골을 터뜨린 그는 또다시 득점포를 가동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이 골로 토트넘 공식전 통산 143골째를 기록했다. 저메인 데포와 구단 역대 최다 득점 공동 6위에 자리했다.
손흥민은 전반 20분 또 한 번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절묘한 헛다리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린 뒤 왼발 슛했다. 그러나 이 슛은 본머스 골키퍼 네투가 쳐냈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토트넘의 공세가 돋보였으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선제골의 기점 노릇을 한 랑글레가 다리 통증으로 전반 36분 다빈손 산체스와 교체돼 물러난 뒤 토트넘 수비는 이상하리만큼 흔들렸다. 전반 38분 윙백 페드로 포로가 위험 지역에서 무리한 드리블로 공을 빼앗겼다. 결국 본머스 공격수 도미닉 솔란케가 수비 뒷공간으로 찔러준 공을 마티아스 비냐가 전진한 토트넘 골키퍼 휴고 요리스 키를 넘기는 왼발 칩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토트넘 수비는 후반 7분 또다시 자멸했다. 산체스의 실책성 플레이가 빌미가 됐다. 솔란케가 공을 잡아 역전골을 터뜨렸다.
다급해진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토트넘 감독 대행은 후반 14분 ‘교체 요원’ 산체스를 다시 벤치로 불러들였다. 공격수 아르나우트 단주마를 투입했다. 에릭 다이어와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중앙 수비로 두고 공격 지향적인 포백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올리버 스킵의 중거리 슛, 해리 케인의 헤더 슛 등 여러 차례 기회를 잡고도 득점에 실패했다.
스텔리니 대행은 후반 32분 스킵 대신 브라질 공격수 히찰리송까지 투입해 총력전을 벌였다. 하지만 좀처럼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 41분 히찰리송이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앞서 단주마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그럼에도 기어코 토트넘은 동점골을 해냈다. 1분 뒤 스로인 상황에서 흐른 공을 단주마가 차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으로서는 그야말로 기사회생이었다.
그러나 토트넘은 후반 추가 시간 무너졌다. 공세를 펼치다가 상대 역습을 허용한 가운데 본머스의 당고 오와타나가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토트넘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를 제친 뒤 오른발로 감아차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 안방은 침묵이 가득했다.
토트넘은 승점 53(16승5무10패)가 되면서 2경기 덜 치른 4위 맨유(승점 56)와 승점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반면 본머스는 승점 33이 되면서 하위권에서 탈출했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하프타임에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현역 시절 독일을 넘어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으로 활약한 그는 토트넘에서도 1994~1995년 선수 생활을 한 적이 있다. 자연스럽게 장내 아나운서가 클린스만 감독은 ‘토트넘의 (리빙)레전드’로 소개하며 그라운드로 이끌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의 감독이 돼서 너무나 기쁘다. 또 쏘니(손흥민)를 지도하게 돼서 너무나 좋다”며 “한국 팬의 기대가 큰데 (2026 북중미)월드컵을 잘 준비하겠다. 또 내년 아시안컵이 있는데 역시 잘 준비해야할 것 같다. 내겐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트넘 팬 앞에서 한국 사령탑으로 돌아온 그가 손흥민과 함께 지도자 커리어 새 도전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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