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아이브만의 당당함과 자기애를 기반으로 ‘상승’과 ‘하강’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기겠다.”(가을)

그러나 아이브(IVE)에게 ‘하강’은 없었다. 3연타 히트 이후 새롭게 쓸 성적표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했을 터지만, 결국 아이브의 라이벌은 아이브였다. 첫 번째 정규 앨범 ‘아이 해브 아이브’로 작정하고 돌아온 아이브가 ‘4연타 홈런’을 치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지난 10일 오후 7시 기준 아이브의 첫 정규앨범 ‘아이 해브 아이브’는 선공개곡 ‘키치’(Kitsch)와 타이틀곡 ‘아이 엠’(I AM)이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의 1, 2위를 석권했다.

블랙핑크 지수의 솔로곡 ‘꽃’과 뉴진스의 ‘디토’·‘하입 보이’·‘OMG’ 등 쟁쟁한 히트곡을 제치고 달성한 순위다. 특히 멜론 신기록까지 세운 뉴진스 ‘디토’의 독주마저 끊어낸 결과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선공개곡 ‘키치’는 발매 일주일 만에(4월 3일 오전 0시 기준) 전 음원 사이트의 주요 차트에서 모두 1위를 달성함과 동시에 정식 컴백도 전에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에서 1위를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정식 앨범 발매 후에는 ‘아이 엠’과 ‘키치’가 1위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아이 해브 아이브’ 전곡을 국내 음원 사이트 주요 차트에 진입시키고 앞서 발매한 3장의 싱글 앨범 타이틀곡 역시 여전히 차트에 올려놓는 막강한 음원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아이브의 첫 정규앨범 타이틀곡 ‘아이 엠’은 내가 가는 길에 확신을 가지라는 주체적인 삶의 태도를 노래한 곡이다. 특히 후렴구의 폭발적인 고음에 엄청나게 힘을 준 곡으로 기존의 아이브 노래와 비교해도 정반대의 색깔이다.

자유분방함과 걸크러쉬한 매력이 돋보이는 ‘키치’와 타이틀곡을 뭘로 할지 고민이 많았다는 게 납득되는 부분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키치’와 ‘아이 엠’의 곡 분위기는 180도 다르지만 주체성을 기반으로 흥얼거리기 쉬운 곡이란 점에서 유사하다. 이는 최근 걸그룹 노래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아이브 노래의 흥행공식은 바로 ‘대중성’이다. 뉴진스, 르세라핌이 기존 K팝 걸그룹의 노래와는 다른 색을 추구해 간다면, 아이브는 자신감과 당당함을 기반으로 쉽게 즐길 수 있는 노래로 리스너를 공략한다.

‘키치’와 ‘아이 엠’에서도 과거와 현대를 결합한 뉴트로 코드로 귀에 쏙쏙 박히는 중독성 강한 비트와 멜로디에 승부를 걸었다. 이에 아이브는 데뷔 2년차에 남성 팬은 물론, 여성 팬 일명 ‘여덕 몰이’까지 성공하며 보이그룹 중심이던 가요계의 판도를 뒤집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나르시시즘(자기애)이라는 아이브의 ‘고집’은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최근 이른바 4세대 걸그룹이 사랑 노래보다는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자신’을 드러내는 곡으로 MZ의 취향을 저격함과 동시에 공감을 자아내는데 성공한 것과도 궤를 같이 한다.

지난 10일 열린 신보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리즈는 이번 활동 목표에 대해 “저희의 당당함과 주체성을 대중분들에게 전달해 드리는 게 목표”라고 답하기도 했다.

아이브는 지난 2021년 12월 발표한 데뷔곡 ‘일레븐(ELEVEN)’을 시작으로 ‘러브 다이브(LOVE DIVE)’, ‘애프터 라이크(After LIKE)’로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이들 세 곡은 여전히 음원차트 상위권에서 롱런 중으로 아이브는 지난해 신인상과 대상을 동시 석권하며 ‘4세대 강자’로 우뚝 섰다.

여기에 첫 번째 정규앨범 ‘아이 해브 아이브’의 발매와 동시에 ‘키치’와 ‘아이엠’이 쌍끌이 흥행하며 ‘4세대 음원퀸’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질 전망이다. 음악방송 활동을 이제 막 시작한 만큼 아이브 열풍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아이브의 글로벌 시장 공략도 시동을 건다. 아이브는 이번 음반으로 소니뮤직 산하 컬럼비아 레코드를 통해 북미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에스파, 뉴진스 등 4세대 걸그룹들이 잇따라 해외진출에 나선 가운데, 국내에서 검증받은 아이브가 글로벌 대세로도 떠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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