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당장 포스트시즌에 진입할 수 있는 전력은 아니다. 그래도 지난 몇년보다 강해진 것은 맞다. 특급 프리에이전트(FA) 영입으로 중심타선이 업그레이드됐고 최고 유망주가 벌써부터 슈퍼 에이스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시즌 초반 불펜난조 속에서도 최하위에서 탈출한 한화 얘기다.
한화는 17일 기준 4승 8패 1무로 9위에 자리하고 있다. 개막 2연전 포함 시즌 첫 일주일을 1승 6패로 시작했으나 지난주 6경기에서 3승 2패 1무로 승패 마진 플러스에 성공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뚜렷한 장점은 생겼다.
노시환과 채은성이 구축한 3, 4번 타순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3번 타순에 배치된 노시환은 타율 0.358 OPS 1.018, 4번 타순에 배치된 채은성은 타율 0.396 OPS 1.098로 무섭게 배트를 돌린다. 5번에 자리한 브라이언 오그레디의 부진이 아쉽지만 오그레디가 살아나면 리그 최강 클린업도 가능하다.
선발진도 중심타선과 흡사하다. 외국인선수가 문제다. 2년차 시즌을 보내는 문동주는 특급 투구를 펼치며 신인왕을 정조준하고 있다. 늘 개막 로테이션에서 제외됐던 장민재는 처음으로 선발진에서 개막을 맞이하며 가치를 증명했다. 두 투수의 속구 구속차이가 20㎞가 넘지만 다채로운 스타일의 선발진은 팀에 장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1선발로 낙점한 버치 스미스가 개막전 선발 등판 중 부상으로 이탈했고 펠릭스 페냐도 기복을 보인다. 스미스가 정상적으로 선발진에 복귀하고 페냐가 기복을 줄인다면 내심 선발야구도 기대할 수 있는 한화다. 여기에 불펜까지 정돈되면 최하위 탈출 가능성은 크게 올라간다.
물론 순위는 상대적이다. 한화가 이기는 만큼 지는 팀이 나와야 하위권이 요동친다. 현재 최하위에 있는 KIA, 9위 한화에 1경기 이내로 앞선 롯데와 삼성은 꼴찌 위기와 직면했다. KIA는 나성범과 김도영의 부상 이탈로 타선의 힘이 크게 떨어졌다. 롯데와 삼성은 불펜이 문제다. 롯데는 김원중, 삼성은 오승환이 마무리를 맡고 있으나 이들 앞에서 리드를 지켜줄 투수가 부족하다.
어느정도 예상은 된 일이었다. 리그 판도는 보통 스토브리그와 동일한 흐름을 이룬다. 지난 겨울 양의지, 채은성, 유강남, 박동원, 박세혁, 노진혁, 한현희, 이태양 등이 새 유니폼을 입었고 그만큼 팀마다 큰 전력변화를 마주했다.
스토브리그에서 전력을 보강한 팀과 전력이 떨어진 팀, 빠져나간 선수를 곧바로 수혈한 팀, 아무 것도 하지 못한 팀이 있었다. 한화는 부족한 부분을 채웠고 KIA는 또다시 확실한 주전포수 없이 시즌을 맞이했다. 롯데는 주전포수와 선발투수를 얻었지만 40대 선수로서 최고 활약을 펼친 이대호가 은퇴했다. 삼성은 선수단 구성에 있어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
최하위가 마냥 나쁜 것은 아니다. 이듬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이라는 두둑한 보상을 얻는다. 그러나 KBO리그에서 탱킹은 없다. 메이저리그(MLB)처럼 일부러 몇년 동안 하위권은 전전하는 것을 그 누구도 용납하지 않는다. 그래서 하위권 팀들의 최하위 탈출도 치열하게 흘러간다. 지난 3년 동안에는 한화가 늘 반등 없이 바닥에서 시즌을 마쳤다. 올시즌 판도는 다르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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