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경남FC가 올시즌 선보이고 있는 ‘메디컬 리포트’. 타구단도 모범사례로 삼을 필요가 있다.
K리그는 부상자와 관련해 폐쇄적인 문화가 강하다. 주된 이유는 ‘전력 노출’이다. 특히 주전급 또는 핵심 선수가 이탈할 경우 그 사실을 공식 채널을 통해 알리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순위 경쟁 속에 선수 이탈을 구단이 직접 알리는 것은 쉬운 결정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경남이 올시즌부터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메디컬 리포트’ 코너를 운영하는 것은 높은 평가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경남은 올시즌 SNS 업체를 바꾸며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새로운 방식의 카드 뉴스를 도입했다.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건 부상자 알림이다. 경남은 경기가 끝난 뒤 부상자가 발생하면, 간단한 부상 부위와 정도를 알리고 있다. 물론 회복까지 걸리는 시간이나 경과까지 발표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경남의 시도는 상당히 진일보한 도전이다. 3라운드 김포FC전 직후 수비수 이광선, 4라운드 충북청주전 이후 공격수 원기종, 5라운드 김천상무전이 끝난 뒤 미드필더 김범용의 부상을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FA)컵 3라운드 이후엔 수비수 이준재와 골키퍼 손정현의 부상을 알렸다.
이들 모두 경남의 주축 멤버다. 그럼에도 경남은 과감하게 ‘메디컬 리포트’를 도입했다. ‘메디컬 리포트’에도 경남은 시즌 초반 리그 8경기에서 4승4무로 무패를 달리고 있다. 전력 노출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는 지점이다. 더욱이 분석이 보편화된 시대에 전력을 감춘다고 감춰지지 않는다.
결국 팬들의 ‘알 권리’다. 경남도 팬 커뮤니케이션과 알 권리 강화 차원에서 ‘메디컬 리포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전력 강화팀의 승인도 떨어졌다. 경남 관계자는 “‘메디컬 리포트’는 팬 커뮤니케이션 강화의 목적으로 시작됐다. 선수의 부상은 구단만큼이나 응원하는 팬들에게도 민감하다”라고 인정하면서 “하지만 선수 부상 여부를 커뮤니티나 중계방송 등을 통해 듣는 건 팬이 기분 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전력 노출에 대한 우려보다는 팬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부상 선수에 대한 팬들의 격려와 응원을 이끌어내려고 한다”고 ‘메디컬 리포트’의 도입 배경과 방향을 이야기했다. 경남 관계자의 말대로 ‘메디컬 리포트’ 게시물에는 부상 선수를 향한 응원과 격려 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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