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롤러코스터 피칭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았다. 1회를 탈삼진 3개로 시작했지만 볼넷도 4개를 범했는데 실점을 최소화하며 값진 승리를 따냈다. 한화 선발투수 김민우(28)가 6연패 탈출 선봉장 구실을 했다.

김민우는 3일 잠실 두산전에서 92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 1안타 4볼넷 6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2회 수비 실수로 1점을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없이 6회까지 던졌고 7회초 타선이 폭발하며 올해 첫 승을 거뒀다. 한화는 8-3으로 두산을 꺾고 6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팀과 개인 모두에게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선발 대결에서 우위를 점했고 그러자 침묵했던 타선이 폭발했다. 김민우 또한 2회와 3회 제구 난조를 극복한 것과 더불어 세 번째 구종이 자리잡고 있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경기 후 김민우는 “일단 마운드에서 내 역할을 다하는 것만 생각했다. 그래서 계속 한 이닝 던지고 다음 이닝 던질 생각하고 준비하면서 경기를 치렀다”며 “7회에도 올라갈 계획이었는데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주면서 그대로 피칭을 마쳤다. 타자들이 잘해줘서 나도 신나게 더그아웃에서 함께 응원했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최근 커브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이전처럼 두 구종으로 치중된 게 아닌 세 가지 구종의 퍼센티지가 점점 나뉘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민우는 이날 92개를 던지며 포심 33개, 스플리터 37개, 커브 20개, 슬라이더 2개를 기록했다. 이전에도 커브를 던지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비중이 20% 이내였는데 올시즌 의도적으로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날 커브 비중이 20%를 넘어갔고 타이밍에 변화를 준 게 6이닝 소화로 이어졌다.

김민우는 “지난 경기부터 커브를 많이 던지기로 했고 오늘은 지난 경기보다 더 많이 던졌다. 커브가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비중을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리고 전했다.

실책으로 인한 실점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김민우는 “그 실점은 아무 의미가 없다. 내가 실점을 안 하는 투수도 아니다. 나도 실점을 많이 한다”면서도 “그래도 제구난조는 스스로 끊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매년 제구가 안 좋아서 실수를 하는데 조금씩 빠져나올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기분이 좋았던 부분은 역시 연패 탈출이다. 김민우는 “모든 선수들이 이번에 꼭 연패를 끊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닝 마치고 계속 마인드 컨트롤에 집중했고 7회에 타자들도 좋은 모습 보여줬다”면서 “일단 연패를 끊어서 기쁘다. 2경기 연속 6이닝을 던진 것도 기쁜데 올해 개인 최다 이닝을 기록하고 싶다. 그래도 매년 이닝은 더 많이 먹는 모습 보여드리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김민우는 2022시즌 개인 최다 163이닝을 소화했다. 올시즌에도 외국인 원투펀치가 정상가동되지 않은 가운데 김민우가 선발진에서 버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한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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