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골프의 묘미는 드라마를 쓰는 것이다.”
아쉬운 결과다. 한국이 여자골프 국가대항전인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총상금 200만 달러) 첫날 호주에 두 경기를 모두 내줬다.
한국은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TPC 하딩파크(파72)에서 열린 대회 첫날 포볼 경기에 고진영-김효주, 전인지-최혜진이 짝을 이뤄 출전, 각각 해나 그린-세라 캠프, 이민지-스테파니 키리아쿠에게 져 2패를 기록했다.
전인지와 최혜진은 이민지-키리아쿠와 마지막 홀까지 경기한 끝에 두 홀 차로 졌다. 초반 3개 홀을 내준 뒤 줄곧 끌려다니다 12번 홀(파4)에서 전인지와 최혜진이 나란히 버디로 따라잡은 뒤 최혜진이 13∼14번 홀을 잇달아 따내며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15번 홀(파4)에서 이민지의 버디로 호주가 다시 앞서갔고, 18번 홀(파5)도 가져갔다.
‘캡틴’ 전인지는 “이미 끝난 결과이기 때문에 아쉬워하기 보다는 받아들이는 게 더 중요할 것 같다. 첫날은 졌지만, 다음날 그리고 다다음날 잘 한다면 드라마가 써지는 것이고, 그게 골프의 묘미가 아닌가 한다.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혜진은 “오랜만에 국가대표로 경기를 해서 처음에는 긴장이 많이 됐던 것 같다. 초반에 찬스가 몇 홀 있었는데도 놓친 것이 오늘 경기에서 제일 아쉽다. 또 후반에도 더 좋은 기회가 있었지만, 그런 것을 놓친 것도 아쉽다”면서 “내가 샷을 하고 퍼팅할 때 계속 자신감 없이 했는데, ‘언니가 어딜 가든 다 세이브해줄테니까 하고 싶은 거 다 쳐보라’고 했다. 언니가 세이브 다 해준다고 말해줘서 더 공격적으로 치려고 노력했다”고 선전 이유를 공개했다.
고진영-김효주는 그린-켐프와의 경기에서 17번 홀까지 두 홀 차로 밀리며 패했다. 힘을 제대로 못쓰는 모습. 고진영은 “(김)효주가 어제 저녁에 탈이 나서 사실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후반에 나를 잘 이끌어줬다. 그랬는데도 아쉬운 플레이로 승점을 안기지 못해 아쉽고 화가 나기도 한다”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그러자 김효주가 “호주 선수들이 컨디션이 너무 좋더라. 내가 오늘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아 아쉽다. 진영이하고 경기 전에 서로 미안해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미안하지는 않다(웃음). 내일은 우리 두팀 모두 이겨서 승점을 많이 가져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2014년 창설된 여자골프 국가대항전인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2018년 인천에서 열린 3회 대회 이후 5년 만에 재개했다. 2014년과 2016년 미국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각각 스페인과 미국이 우승했고, 2018년엔 개최국인 한국이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올해 대회엔 한국과 미국, 일본, 스웨덴, 잉글랜드, 태국, 호주, 중국이 출전해 A, B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러 상위 2개국이 4강에 진출,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한국은 일본, 태국, 호주와 조별리그 B조에 들어갔고, A조에선 미국, 스웨덴, 잉글랜드, 중국이 경쟁한다. 조별리그 진행 방식인 포볼은 2인 1조의 한 팀이 각자의 공으로 경기해 더 좋은 성적을 팀 점수로 삼는다.
태국은 일본에 2승을 따내 조 선두로 올라섰다. 한국은 6일 태국, 7일 일본과 경기에서 막판 역전 드라마를 노린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