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좋은 기분으로 메이저대회를 준비할 수 있다.”

값진 준우승이다. 한 뼘 더 성장할 모멘텀을 얻었다. 김시우(28·CJ대한통운)가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상금 2000만달러를 돌파(2056만3889달러)했다. 1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에 있는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950만달러)에서 1타차 공동 2위를 자치한 덕분이다. 공동 2위 상금 84만5500달러를 받아 통산 상금 2000만달러를 돌파했다. 최경주(3280만3596달러) 임성재(2159만471달러)에 이은 한국인 세 번째 쾌거다.

김시우는 “메이저대회(PGA챔피언십)를 앞두고 좋은 결과를 얻어 자신감을 갖고 대회를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좋은 성적을 내서 기분좋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아쉬운 1타였다. 3라운드를 마친 뒤 “버디를 할 수 있는 코스가 많은데, 샷도 퍼팅도 잘 안됐다. 최종라운드에서는 초반에 안풀리더라도 욕심부리지 않고 끝까지 집중하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집에서 15분 거리여서 체력적으로도 이점이 있는 대회였다. 그 역시 “집에서 잘 수 있다는 게 심리적으로 도움이 된다. 대회까지 잘치르면 더 좋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기대대로 공동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김시우는 4번홀(파3)부터 6번홀(파4)까지 사이클링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전반 마지막 홀과 후반 첫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잡아 선두 추격 의지를 숨기지 않는 등 맹위를 떨쳤다.

16번홀(파4)에서 1m 버디로 선두 제이슨 데이에 1타차로 따라붙었고, 18번홀(파5)에서 또 하나의 버디를 낚아 공동선두로 올라서 연장전을 기대할 만했다. 8언더파 노보기 플레이로 완벽한 컨디션을 과시했다. 그러나 데이가 18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23언더파 261타로 우승을 확정했다.

김시우는 이날 준우승으로 PGA투어 통산 네 번째 2위, 시즌 네 번째 톱10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소니오픈 이후 4개월 만에 우승 사냥에 나섰지만, 데이의 샷감이 더 뜨거웠다. 데이는 2018년 5월 웰스파고 챔피언십 이후 5년 만에 개인 통산 13승째를 따냈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을 이겨내고 자신의 PGA투어 첫 우승을 따낸 대회에서 화려한 재기를 알려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2019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강성훈과 안병훈이 공동14위(17언더파 267타)에 올랐다. 대회 3연패를 노렸던 이경훈은 공동50위(11언더파 273타)에 그쳤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