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요즘 골프 팬들은 눈이 즐겁다. ‘아기곰’ 임성재(26·CJ대한통운)가 3년7개월 만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출전해 5타차 역전 우승을 따냈고, ‘송곳 아이언’ 고진영(28·솔레어)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4타차 뒤집기 우승을 거두는 등 얘깃거리가 풍성했다. 김시우(28·CJ대한통운)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1타차 준우승을 차지한 데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는 300야드 장타를 터트리는 방신실(19·KB금융그룹)이라는 대형 신인이 등장해 팬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주도 골프 팬의 눈은 즐거울 것으로 보인다. ‘역전의 용사’들이 미국과 한국에서 팬들을 찾는다. ‘한국산 탱크’ 최경주(53·SK텔레콤)는 후원사 주최 대회에, ‘한국산 호랑이’ 양용은(51)은 타이거 우즈를 누른 PGA투어 메이저대회에 출전한다. 한국 남자골프의 ‘개척자’ 격인 올드스타의 귀환이 젊은 스타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린다.

PGA챔피언스투어에서 뛰고 있는 양용은은 1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오크힐 컨트리클럽(파70·7394야드)에서 막을 올리는 PGA챔피언십(총상금 1500만달러)에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한다. 2009년 타이거 우즈를 누르고 한국인 최초의 PGA투어 메이저 킹에 등극한 그는 역대 우승자 자격으로 무대에 오른다. 젊은 선수들보다 힘은 떨어지지만, 노련미로 노익장을 과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양용은과 함께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하는 한국인 빅리거는 임성재, 김시우에 김주형(21·나이키), 이경훈(34·CJ대한통운) 등이다. 임성재는 지난 14일 막을 내린 코리안투어 우리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5타차 열세를 뒤집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피곤하지만, 너무 좋은 기운을 받고 메이저대회에 나간다. 3년7개월 만이자 2개 대회 연속 코리안투어 우승 기운을 발판 삼아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자신했다.

AT&T 바이런 넬슨에서 1타 차 준우승한 김시우 역시 “메이저대회를 앞두고 자신감을 얻어 좋은 모습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리틀 타이거’로 불리는 김주형은 최근 월드스타 손흥민을 만나 기운을 듬뿍 받았다. PGA투어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들인 만큼 양용은의 뒤를 이어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쥘지 관심을 끈다.

코리안투어에서는 모처럼 후배들과 경쟁하는 최경주를 만날 수 있다. 18일 제주 서귀포에 있는 핀크스 골프클럽(파71·7236야드)에서 개막하는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원)에서 ‘개척자’의 샷을 과시할 전망이다.

특히 첫날 매치업이 눈길을 끈다. SK텔레콤 오픈 통산 최다인 3승을 따낸 최경주는 ‘한국의 욘 람’으로 존재감을 각인 중인 정찬민(24·CJ), ‘디펜딩챔피언’ 김비오(33·호반건설)과 한 조에 편성됐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후배들보다 떨어지지만, 아이언 샷과 숏 게임은 여전히 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는 최경주다. 세밀한 플레이에서 스코어가 갈리는 만큼 코리안투어 스타들에게 PGA투어 생존법을 온몸으로 알려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물론 정찬민과 김비오의 무시무시한 장타쇼도 골프팬의 이목을 끌기 충분하다. 정창민이 지난해 드라이버 평균비거리 317.11야드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는데 김비오는 올시즌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337.06야드로 1위에 올라있다. 평균비거리 330야드는 약 300m에 달하는 만큼 핀크스GC를 수놓을 장타쇼에 최경주의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지 눈길을 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