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1967년생으로 포르투갈 2부 리그에서 현역 최고령 선수 커리어를 지속하는 전 일본 축구국가대표 공격수 미우라 가즈요시(56·올리베이렌스)는 시즌 최종전에서 자신이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뒤 논란이 따른 것에 솔직하게 답했다.

미우라는 31일 2022~2023시즌을 마친 뒤 도쿄 하네다 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일본 ‘데일리스포츠’에 따르면 그는 자국 취재진과 만나 “(MVP 수상 이후) 별로 기분이 좋진 않았다”고 말했다.

미우라는 지난 28일 렉소에스와 정규리그 34라운드 최종전에서 팀이 4-1로 앞선 후반 19분 교체로 들어갔다. 그러나 미우라가 투입된 뒤 올리베이렌스는 연거푸 두 골을 허용했고 가까스로 4-3 승리했다.

그러나 리그 사무국은 이 경기 MVP격인 맨 오브 더 매치(MOM)에 미우라를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결승골을 넣은 제이미 등은 배제됐다. 오죽하면 상대 수장도 경기 직후 미우라의 MVP 수상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1990년대 일본 국가대표로 족적을 남긴 미우라는 J리그에서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여러 배려를 받으며 현역 생활을 연장해왔다. 그리고 올 초 원소속팀 요코하마에서 올리베이렌세에 임대 이적, 유럽 무대를 밟았다.

이 구단은 요코하마 소유 기업이 과반수 지분을 사들였다. 올리베이렌스는 올해 창단 100주년을 맞았는데, 미우라가 상징적인 의미로 유럽행에 성공한 것이다.

미우라는 “60세가 될 때까지 현역으로 뛰겠다”는 입장을 종종 밝혀왔다. 일본 내에서도 미우라의 영웅담을 지속해서 표현하고 있는데, 그를 활용한 각종 마케팅도 지속한다.

최종전 MVP도 그를 띄우려는 여러 이해관계가 맞물린 것으로 해석하는 이가 많다. 미우라 역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좋은 경기를 치르고 골이나 어시스트를 하고 싶었다. 다만 골을 넣지 못했고, (MVP에 걸맞은) 적절한 선수가 있었기에 (수상을) 거절했다. 그러나 팀 대변인이 (시상식에) 가지 않으면 벌금이 부과될 것이라고 해서 갈 수밖에 없었다”며 마지못해 상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미우라는 올 시즌 올리베이렌스에서 리그 4경기를 뛰었다. 모두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고 출전 시간은 60분이 채 되지 않는다. 그가 리그에서 공식전에서 골 맛을 본 건 지난 2017년 J2리그 요코하마 시절이다.

현역 연장 의지가 강한 그는 “56세 나이에 축구 문화가 뿌리내린 포르투갈 2부에서 벤치에 앉은 시간이 길었지만 경기에 출전하게 돼 감사했다”며 “서포터, 분위기 등 모든 게 달랐다. 축구에 대한 에너지와 열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다른 제안을 기다리고, 내가 어디로 갈 수 있는지 생각하겠다. 축구에 대한 열정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며 “올리베이렌스에 익숙해지고 남는 것도 옵션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들의 입장도 있기에 (연장 계약을) 거절하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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