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젊은 선수가 많아서….”

개막 두 달간 승패마진 플러스 10. 선두에 2경기 차 뒤진 단독 3위. ‘롯데의 봄’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와 180도 달라진 팀 분위기 속 선수들도 “들뜨거나 긴장하지 않고, 한 경기 승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우리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한 때”라고 입을 모은다.

기대 이상 약진이다. 4월 중순부터 9연승 휘파람을 불며 순위를 가파르게 끌어올렸는데, 한 번도 4연패에 빠진적이 없다. 지난달 30일 LG에 석패한 뒤 31일 낙승한 게 달라진 롯데의 특징이 도드라지는 대목이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강팀과 경기하면 선수들이 더 높은 집중력으로 임한다. 특히 선두권에 있는 팀과는 승차가 크지 않아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강한 집중력으로 경기를 치르면, 젊은 선수들은 그렇지 않은 경기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운다. 경험만큼 좋은 스승은 없으므로 경기를 거듭할수록 팀이 강해진다는 것을 느낀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평가도 다르지 않다. 1년7개월여 만에 LG전 승리의 기쁨을 누린 박세웅은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듯한 집중력으로 임했다.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다보니 체력이 빨리 떨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모처럼 느껴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경기 중반까지 1점 차 승부로 이어졌으니 실투 하나가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자신감이 떨어지면 무너질 수 있는 위기였지만, 박세웅을 포함한 투수진이 끝내 승리를 지켜냈다.

마운드가 안정감을 보이자 타선도 고루 활약했다. 번트나 도루 등 기본 작전뿐만 아니라 런 앤드 히트, 페이크 번트 앤드 런, 이중도루 등 다양한 움직임으로 빈틈을 파고든다. ‘맏형’ 전준우는 “한 경기 승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게 가장 달라진 점이다. 오늘 지면 내일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있다. 후배들이 기대 이상으로 성장했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팀에 짜임새가 생기는 것 같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며 웃었다.

달라진 롯데는 상대를 긴장하게 만든다. 이미 경계심을 드러내는 사령탑이 있다. 롯데와 대결한 감독들은 “젊은 선수가 많아 소위 계산하기 어려운 팀”이라고 입을 모은다. 분위기에 휩쓸린다는 단점은 있지만, 도마 위에 올린 활어 같은 모습은 예측을 불허한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만큼 다양한 작전을 전개하고, 포수 유강남의 가세로 투수력이 몰라보게 안정돼 균열을 만들기 어렵다는 얘기도 들린다.

전준우는 “고비가 한 번은 올 것”이라면서도 “퓨처스리그에서 준비 중인 잭 렉스와 정훈, 이인복 등이 가세하면 체력 안배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시즌 초반에는 후배들이 팀을 끌어줬으니 이들이 지칠 때는 선배들이 밀어줘야지 않겠나. 나와 (안)치홍이 모두 한 시즌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올시즌 롯데는 사계절이 봄이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