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조지아 국가대표 바코는 올 시즌 K리그1 독주 체제를 구축한 울산 현대의 ‘게임 체인저’이자 ‘슈퍼크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어느덧 K리그와 울산에서 세 번째 시즌을 보내는 그는 시즌 초반 부침을 겪었다. 이전 두 시즌간 보인 현란한 개인 전술과 승부처에서 한 방이 눈에 띄게 줄었다. 스웨덴 새 외인 루빅손에게 밀려 벤치를 달구는 시간이 많았다. 스스로 행보에 실망을 느껴 슬럼프 조짐이 보였다.

하지만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가 됐다. 지난 두 시즌 특유의 탈압박과 슛 타이밍을 읽은 상대가 맞춤식 견제로 대응한 것을 두고 여러 연구를 거쳤다.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한 템포 빠른 탈압박과 패스, 슛으로 무장했다.

지난 4월22일 포항 스틸러스와 8라운드 홈경기에서 1-2로 뒤진 후반 44분 벼락같은 슛으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부진 탈출을 알렸다. 그리고 최근 한달 반 사이 6골을 몰아쳤는데, 그가 득점한 5경기에서 울산은 4승1무를 기록했다.

단순히 득점을 떠나 바코는 올 시즌 경기 흐름을 바꾸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울산의 강력한 빌드업을 막기 위해 대다수 팀이 촘촘한 방어망을 구축하는 데, 그는 한 차원 진화한 개인기로 밀집 수비를 깨뜨리고 기회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어느덧 ‘알고도 못 막는 선수’가 됐다. 조력자이자 때론 해결사 노릇을 한다. 지난 4월30일 광주FC와 10라운드에서도 0-1로 뒤진 후반 중반 투입돼 후반 42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팀이 2-1 역전승하는 데 힘이 됐다. 지난 6일 수원FC와 17라운드 원정에서도 교체 요원으로 투입돼 2-1 상황에서 상대 최후방 수비를 농락하는 드리블에 이어 쐐기포를 터뜨렸다.

바코는 2021년 울산 데뷔 시즌에 9골(34경기)을 넣었고, 지난 시즌엔 8골(37경기)을 기록했다. 올 시즌엔 리그 반환점도 돌지 않았는데 벌써 6골이다. 공격 포인트 숫자 외에 다양한 가치를 그라운드에서 뽐내고 있다.

자연스럽게 바코와 울산의 연장 계약 여부가 관심사다. 그는 올해로 울산과 3년 계약이 끝난다. 바코는 15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고 있다. 워낙 고연봉에 올 시즌 초반 그가 부진하자 연장 계약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내부에 돈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불꽃 같은 활약을 펼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다만 1993년생인 그는 한국 나이로 어느덧 서른한 살이다.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연봉과 더불어 장기 계약을 요구할 경우 울산은 고민할 수밖에 없다. 반면 바코는 최근 활약을 곁들여 더 나은 대우를 바란다. 울산과 바코는 최근 연장 계약을 두고 협상에 돌입했다. 서로 비전을 두고 어떤 방식으로 견해를 좁힐지 지켜볼 일이다.

울산은 오는 10일 오후 6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18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13승2무2패(승점 41)인 선두 울산은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30)와 승점 격차가 11이다. 제주는 승점 28(8승4무5패)로 4위에 매겨져 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