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부산=강예진기자] “열정과 의지, 투혼 등을 지켜보겠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대표팀이 12일 부산공덕운동장에 모였다. 오는 16일과 20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페루와 엘살바도르와의 2연전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이번 소집 명단이야말로, 사실상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고른’ 선수들이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 후임으로 올해부터 지휘봉을 그는 지난 3월 A매치 2연전(콜롬비아·우루과이)에서 첫선을 보였는데, 당시엔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멤버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이번 소집엔 새 얼굴이 있다. ‘젊은피’ 벨기에리거 홍현석(헨트)을 비롯해 K리그에서 활약 중인 박용우(울산)와 안현범(제주)도 생애 첫 A대표팀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베스트11을 꾸려야 한다. 클린스만호는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 나선다. 이번 평가전은 아시안컵을 대비한 준비 과정이다. 이에 그가 강조한 건 ‘열정’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열정과 의지, 투혼 등을 지켜보겠다. 얼마나 카타르에 가고 싶어 하는지 운동장에서 스스로 증명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실 해외파 선수들은 시즌이 끝난 후 휴가를 가야 하는 시기인데, 소집으로 인해 시즌이 연장된 느낌이 있어 우려스럽긴 하다. 반면 국내 선수들은 시즌 중에 합류했기 때문에 경기력이나 체력적인 면이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언급한 세 선수 외에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는다. 특히 최전방 공격수 라인은 견고하다. ‘붙박이’ 스트라이커 황의조(FC서울)와 조규성(전북 현대), 그리고 오현규(셀틱)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황의조와 조규성은 소집 직전 K리그 소속팀 경기서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사실 스트라이커들이 득점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경기를 보러 가긴 한다”고 웃으며 “오현규의 경기도 지켜봤다. 이 선수들 모두 충분히 득점할 수 있는 기량을 갖췄고, 다가오는 2연전에서 출전 기회를 충분히 부여할 생각이다. 또 득점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으로 지켜보겠다”고 했다.

부산에서 A매치가 열리는 건 지난 2019년 12월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부산은 클린스만 감독에게도 좋은 기억의 장소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 선수로 뛰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2004년엔 독일대표팀을 이끌고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한국과 친선경기서 3-1로 이긴 적도 있다.

이제는 한국 사령탑으로 부산을 찾은 클린스만은 “선수로서 경기했던 기억이 있다. 또 좋은 성적도 거뒀는데 이렇게 찾으니 감회가 새롭다”며 부산에서 A매치를 치르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도 12일 막 내린 2023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을 유심히 지켜봤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특출한 선수가 없는 ‘골짜기 세대’로 불렸지만, 2대회 연속 4강에 오르는 호성적을 거뒀다.

클린스만 감독은 “그 선수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좋은 경기력으로 성장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U-20 대회를 보면 지금 A대표팀급으로 성장한 선수는 이강인(마요르카)밖에 없다. 그 선수들이 소속팀에 돌아가서 많은 경기에 출전해야 한다. 경기에 뛰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들에게 ‘대표팀은 항상 변화무쌍하다’는 이야기했다.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고, 어떤 변화가 닥칠지 모른다”라고 했다. 변화에 대처해 제대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kkang@sportssoe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