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2015년 100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악기를 들고 노래하던 밴드 데이식스가 2024년 K-밴드 최초로 고척돔 입성의 꿈을 이루며 K-밴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데이식스는 지난 20, 21일 이틀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단독 콘서트 ‘2024 데이식스 스페셜 콘서트 더 프레젠트’를 열었다. 이번 공연은 올해 역주행, 정주행을 모두 일궈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데이식스가 2024년 피날레를 찍는 공연이자, 국내 밴드 사상 최초로 고척돔에 입성하는 의미 있는 공연이었다.

2회차 공연 3만 8000석을 단숨에 매진시킨 이들은 ‘마이데이’(공식 팬덤명)로 가득 찬 고척돔을 보며 “이런 날이 올 줄 올랐다. 믿기지 않는다”, “이 광경을 덤덤하게 받아들일 줄 알았는데 굉장히 감격스럽다”고 벅찬 마음을 이야기했다. 원필은 공연 시작 후 얼마 안 돼 눈물을 쏟기도 했다.

마지막 날인 21일, 고척돔에선 3시간 30분간 30곡이 넘는 라이브가 펼쳐졌다. 10년간 데이식스의 노래를 집대성한 공연이었다. ‘콩그레츄레이션스’부터 역주행 대표작인 ‘예뻤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물론 올해 발표한 ‘녹아내려요’ ‘웰컴 투 더 쇼’ ‘해피’ 등 히트곡들이 나올 때마다 함성은 더 커졌다.

또한 ‘아직 거기 살아’ ‘그게 너의 사랑인지 몰랐어’ ‘아임 파인’ ‘스위트 카오스’ 등 일부 곡은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를 완성했다.

‘어쩌다 보니’ 무대 중 원필의 건반 소리가 나오지 않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데이식스 멤버들은 장비 재정비 후 ‘어쩌다 보니’ 완곡을 한 번 더 선보였다. 10년간 호흡을 맞춘 데이식스와 마이데이는 서로 화음을 넣고 노래를 부르며 고척돔을 감동의 물결로 채웠다.

끝으로 영케이는 “이렇게 계속 무대에 설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 앞으로를 꿈꿀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며 울컥했고, 원필은 “데이식스는 계속된다”고 말했다.

2019년 5월 데뷔해 올해 데뷔 9주년을 맞은 데이식스는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데이식스는 올해만 단독 콘서트를 통해 11만2000명을 끌어모았다. 지난 4월 3회 총 3만4000여 관객의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9월 3회 총 4만여 석의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 두 공연 모두 매진시켰다. 자신들만의 음악을 꾸준히 보여주면서 차근차근 성장해온 결과다.

데이식스는 최근 가요계에 부는 밴드 붐의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군백기를 끝내고 지난 3월과 9월에 각각 발매한 미니 8집 ‘포에버’와 미니 9집 ‘밴드 에이드’로 음원차트를 휩쓸었다. ‘밴드 에이드’ 타이틀곡 ‘녹아내려요’로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 ‘톱 100’ 자체 첫 1위를 찍었다. ‘포에버’ 수록곡 ‘해피’는 역주행으로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더해 2017년 발매한 ‘예뻤어’가 역주행하면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청춘을 표현하는 가사와 멜로디, 풍성한 악기 사운드는 이들의 시그니처 인장이다. 데뷔 10주년이 되는 2025년, 데이식스가 펼쳐낼 음악과 메시지에 대한 기대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데이식스는 내년 10주년을 앞두고 벌써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데이식스가 앞으로 그려갈 ‘한 페이지’는 또 어떤 모습일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