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김은중호 선수들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생존 경쟁에 돌입해야 한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 플라타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스라엘과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3~4위전에서 1-3 패해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이다. 대회 전까지만 해도 이번 대표팀은 조별리그만 통과해도 다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4년 전 대표팀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 게 사실이었다. 당시 U-20 대표팀엔 이강인이 있었고, 그 외에도 조영욱, 오세훈, 엄원상 등 이미 이름이 알려진 선수들이 포진했다. 반면 김은중호에는 확실한 에이스가 없었다. K리그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선수들이 있지만 아직 대중적으로 유명한 선수는 전무했다.

게다가 대회 장소가 인도네시아에서 아르헨티나로 급하게 변경됐고, 대회 도중에는 전세기 문제로 인해 이동 과정에서 피로가 누적되기도 했다.

어려운 도전처럼 보였지만 김은중호는 기대보다 강력한 팀이었다. 공수 균형이 잘 맞았고, 준비된 세트피스도 경기마다 빛났다. 그렇게 팀은 파죽지세로 준결승까지 올랐다. 3~4위전에 패해 메달은 얻지 못했으나 분명 만족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아르헨티나에서의 영광을 뒤로하고, 김은중호 선수들의 도전은 지금부터 시작된다. 2003년생인 U-20 대표 선수들은 아직 프로에 정착하지 못했다. 에이스인 배준호(대전하나시티즌)와 대형 센터백 김지수(성남FC) 정도를 제외하면 프로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는 없다. 3골4도움으로 맹활약한 주전 미드필더 이승원(강원FC)은 아직 K리그1 데뷔전도 치르지 못했다. 팀의 확실한 스트라이커 이영준(김천 상무)도 아직 프로 무대에서는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미 A대표를 경험한 강성진(FC서울)은 올시즌 2경기 출전에 그쳤고, 이번 대회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소속팀으로 돌아가면 선수들은 출전 경쟁에 나서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프로 소속인 선수들은 22세 이하 의무 출전 규정에 따라 경기에 나설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일단 유망주 간의 경쟁을 이겨낸 후 꾸준히 뛸 수 있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야 성장, 발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4년 전 폴란드 대회 준우승 멤버들을 보며 희비는 엇갈린다. 엄원상(울산 현대), 고재현(대구FC), 김주성(FC서울), 이재익(서울 이랜드), 조영욱(김천 상무), 최준(부산 아이파크) 등은 착실하게 성장해 A대표나 아시안게임 대표팀 자원으로 성장했다. 반면 일부 선수들은 프로 무대에서 자리 잡지 못한 채로 정체되고 있다.

김은중호 선수들에게도 이 과정은 똑같이 적용된다. 아르헨티나에서의 성과를 통해 성장을 이루는 선수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소속팀에서의 경쟁에서 밀려 발전하지 못하는 선수도 있을 것이다. 최대한 많은 선수가 이 서바이벌에서 살아남아야 한국 축구도 더 강해질 수 있다.

김 감독도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아 팀들은 여전히 피지컬 싸움에서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소속팀으로 돌아가 그 부분을 보완하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어가는 등 많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라며 자신의 첫 제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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