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홍성효기자] 잔여콜레스테롤이 높으면 당뇨병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젊을수록 잔여콜레스테롤이 당뇨병 발생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림대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강준구·허지혜·노은 교수와 숭실대학교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한국인의 잔여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른 당뇨병 발생 위험을 연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학술지 ‘다이아비티즈 케어(Diabetes Care)’ 2023년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09년에 건강검진을 시행한 당뇨병이 없는 한국 성인 약 850만명을 대상으로 2019년까지 추적 관찰해 2009년 검진 당시에 측정한 잔여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추후 당뇨병 발생에 차이가 있는지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잔여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30mg/dL 이상)과 수치가 낮은 사람(14mg/dL 이하)의 9년 뒤 당뇨병 발생은 1000인년(person-years, 1인 1년간의 관찰 단위)당 각각 13.3건과 3.1건으로, 약 3.3배 차이가 났다. 나이·성별·체질량지수·흡연·음주·고혈압·만성신장질환·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치료력과 공복혈당을 보정한 이후에도 30mg/dL 이상군이 14mg/dL 이하군에 비해 약 2배 높게 나타났다.

특히 젊은 연령대에서 높은 잔여콜레스테롤 농도로 인한 당뇨병 발생 위험도의 증가 규모가 높게 나타났다. 저잔여콜레스테롤 군 대비 고잔여콜레스테롤 군의 연령별 당뇨병 발생 위험도는 여러 위험인자들을 보정한 이후 70세 이상에서 1.20배, 60~69세 1.51배, 50~56세 1.90배, 40~49세 2.47배, 30~39세 3.07배, 20~29세 3.06배 등으로 젊은 사람일수록 당뇨병 발병에 잔여콜레스테롤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높은 잔여콜레스테롤 농도로 인한 당뇨병 발생 위험도의 증가는 △여성과 같이 전통적으로 당뇨병 발생 위험이 적은 사람 △공복혈당장애와 같은 대사 이상이 없는 사람 △고혈압이 없는 사람 △고중성지방혈증 또는 저HDL 콜레스테롤혈증 등 죽상경화성 이상지질혈증이 없는 사람에서 더욱 뚜렷했다.

강준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당뇨병 발생에서 지질 독성이 병인으로써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잔여콜레스테롤이 혈관세포뿐 아니라 인슐린 분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췌장 베타세포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shhong082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