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 기자] 주혜리의 모습으로 다시 등장한 신혜선이 강훈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어떻게 해서도 사라지지 않는 이진욱과 눈물로 재회했다.

22일 방송된 ENA 지니TV 오리지널 ‘나의 해리에게’에서 정현오(이진욱 분)는 방송국을 갑작스레 떠나 폐가에서 혼자 지내온, 자신을 주혜리라고 말하는 주은호(신혜선 분)를 집으로 데려왔다.

경찰서에서 만난 은호는 후드 모자를 푹 눌러쓰고, 드러난 팔은 상처투성이였다. 그런 은호를 바라보며 현오는 8년전을 떠올렸다. 좋아하는 마음을 확인하려 몸을 꽈배기처럼 배배 꼬던 은호에게 현오는 “나 너한테 관심 많아. 관심 없는데 만나자고 연락하겠냐”라고 고백했었다.

현오는 그러더니 돌연 “고백받고 왜 답이 없냐. 이제 싫어한다”라며 돌아섰고, 6개월이나 말을 걸지 않다가 돌연 “남산타워나 가자”라며 다시 만났다. 버스에 올라 속을 알 수 없는 은호의 뒤통수를 바라보며 현오는 제멋대로인 자신을 늘 받아줬던, 8년간 한결같이 자신을 온전히 사랑했던 은호를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온 은호는 우두커니 앉아 현오의 어떤 말에도 반응이 없었다. 현오의 생일이 비밀번호인 은호의 집에 은호가 입을 옷을 가지러 간 현오는 은호와 혜리가 번갈아 쓴 노트를 발견했다.

홀로 술을 먹던 강주연(강훈 분)을 찾아온 백혜연(조혜주 분)은 “선배 혜리씨랑 헤어졌지? 모든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혜리씨 양다리에 이별을 통보받았어. 맞지?”라고 물었다. 주연은 “마음은 딱 하나다. 정말 마음은 진짜 딱 하나다”라고 말했다.

술에 취해 집으로 가던 주연은 혜리에게 전화했고, 전화를 받은 현오는 “은호가 돌아왔다. 건강하고 무사하다”라고 말했다. 걱정된 주연은 한달음에 달려왔고, 마침 문지온(강상준 분)도 집 앞으로 찾아오며 세 남자가 마주쳤다. 주연이 혜리와 1달간 만났다는 말에 피식 웃은 지온은 “한 달은 안 만난만 못 한 기간 아니냐”라며 기싸움을 했고 현오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주연이 “지금 혜리씨 인격이라면 보호자는 내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고, 지온은 “5년간 알고 사심이 없는 내가 더 적합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현오는 “8년 만났고 사랑했고, 현재 아무 사심 없는 내가 보호자인 게 맞다. 집에 가라”라며 정리했다.

집 앞에서 혜리를 마주친 주연은 “난 상관없다. 혜리씨든 은호씨든. 내 옆이 아니어도 살아서 건강하기만 하면, 날 사랑하지 않아도, 다시 숲으로 들어간대도 난 괜찮다. 그딴 건 조금도 무섭지 않다. 처음부터 혜리씨가 그 누구라서 좋아한 게 아니다. 그저 이런 내게 와준 사람이라서 그래서 좋아했다”라고 눈물로 고백했고, 혜리는 주연을 껴안았다.

꼭 껴안은 둘을 보며 현오는 망연한 표정을 지었고, 혜리는 “정현오, 나 강주연씨하고 얘기 좀 할게”라고 말했다. 회사에 출근해서도 넋이 나간 현오에게 문지온은 자신이 은호를 찾으러 혜리가 살던 숲으로 갔던 이야기를 꺼냈다.

지온은 “은호가 숲으로 왜 갔는지 알아? 자기를 버리고 싶어서. 주은호라는 자기 이름이 너무 싫어서 주혜리처럼 팔뚝에 상처 만들고 거기서 지냈던 것 같다. 아무리 노력해도 무엇도 안 되는 여기보다, 형한테 사랑받을 수 없는 여기보다 낫잖아. 완전히 혜리가 되고 싶었던 것 같아. 그런데 거기에서 내가 뭘 찾은 줄 알아?”라며 종이를 건넸다.

지온은 “난 형이 너무 부러우면서도 싫어. 주은호는 모든 걸 버려도 형은 못 버리는구나. 형은 좋겠다, 진짜. 그렇게 사랑받을 수 있어서”라고 말했다. 종이 속 그림은 현오가 꼭 사오라며 은호에게 그려준 그림이었다.

주연과 단둘이 있던 은호는 “저는 은호다. 하지만 혜리가 너무 되고 싶었었다. 혜리가 왜 행복했었는지 알고 싶어서”라고 고백했다.

한달 전 혜리가 지내던 숲속의 집으로 향했던 은호는 그곳에서 숲의 냄새, 바람, 햇살을 만끽했다. 또 폭우치는 밤을 보냈고, 거울 속에 비친 자신에게 돌을 던졌고, 결국 돌아왔다.

은호는 “난 행복한 적이 없었다. 단 한 순간도. 난 아무래도 혜리가 될 수 없을 것 같다. 어쩌면 우리는 오늘이 끝일 거다. 인사하고 싶었다. 누구보다 사랑이 필요했던 나를 좋아해 줘서 고맙다고. 주연씨가 내게 한 말은 내가 하고 싶던 말이다. 나도 그저 내게 와줘서 고마웠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현오는 “나 언제까지 사랑해줄 건데”라고 묻던 은호의 말을 떠올리다 회사를 뛰쳐나갔고, 은호는 “난 단 한 순간도 행복한 적이 없었다고 생각했었거든. 아니. 오늘은 너무 행복했어”라며 현오의 얼굴을 만지던 때를 떠올렸다.

현오는 눈물이 가득한 채 은호에게 달려오고 있었고, 자신을 바라보는 은호를 확인한 현오는 키스했다. 그리고 ‘네가 다시 돌아온다면 말해야지. 고마워 내 사랑. 이런 내게 와줘서 정말 고마워’라는 은호의 내레이션이 깔렸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