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기자] “이해가 안 된다.”

SSG 김원형(51) 감독에 이어 삼성 박진만(47) 감독도 전날 최정(37)과 양창섭(24)의 ‘빈볼 논란’에 대해 선을 그었다. 약점이 몸쪽이기에 던졌을 뿐이라고 했다.

박진만 감독은 2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정규시즌 SSG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앞서 “논란이 있는지도 몰랐다. 투수는 타자의 약점을 파고 들어야 하고, 타자도 투수의 약점을 공략하는 것이다. 최정은 몸쪽이 상대적으로 약한 코스이기에 그렇게 던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완 이승현이 변화구(체인지업)를 던지다 홈런을 맞았다. 또 변화구를 던질 일은 아니지 않나. 홈런을 맞으려고 던지는 투수는 없다.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 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양)창섭이도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일희일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원형 감독도 “요즘은 그렇게 야구 안 한다. 점수차가 얼마나 나더라도, 정상적으로 한다. 우리 때와 다르다. 문화가 변했다. 고의로 그런 상황을 만들 일이 아니지 않나”고 빈볼 논란에 대해 선을 그었다.

전날 SSG는 삼성에 13-10의 승리를 거뒀다. 1-6에서 5회말 대거 6점을 만들며 7-6으로 뒤집었다. 7회초 동점을 허용했으나, 7회말 대거 6득점 하며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7회말 묘한 상황이 발생했다. SSG가 타자 일순하며 6점을 뽑아 13-7이 됐는데 시작점이 최정이었다. 이닝 선두타자로 나서 좌월 솔로 홈런을 쐈다. 이날 결승 홈런이 됐다.

최정은 홈런 후 크게 환호했다. 팽팽한 경기 끝에 다시 리드를 잡는 홈런이기에 환호할 만했다. 김원형 감독은 “자기도 놀라서 좋아한 것 같다. 순간적으로 좋았던 것 같다. 홈런을 그렇게 많이 쳐도, 그 순간 또 좋아하더라. 팀을 생각하는 마음 아니겠나”고 설명했다.

타순이 한 바퀴 돌았고, 1사 1,3루에서 최정 타석이 다시 돌아왔다. 삼성은 양창섭을 올렸다. 초구는 한 가운데 속구였고, 최정이 타격했으나 파울이 됐다. 이후 2구부터 몸쪽 승부가 이어졌다. 2구는 몸쪽 깊었고, 3구는 몸쪽 높은 공이었다. 4구째 다시 몸쪽으로 향했고, 최정의 유니폼을 스쳤다.

최정이 한 번 양창섭을 바라본 후 1루로 나갔다. 양창섭은 1루에 들어간 최정을 향해 모자를 벗고 사과했다. 다음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빈볼 논란’이 일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오재원 해설위원이 “이건 대놓고 때린 것이다. 이런 상황을 너무 싫어한다”고 했다.

양창섭이 최정에게 사과하자 “사과할 필요도 없다. 이전부터 이상했다. 좋게 넘어가려고 했는데, 대놓고 때린 것이다. 최정이 모를 리가 없다. 이기고 있는 입장에서 좋게 넘어간 것이다”고 저격성 멘트를 했다.

경기 후 양창섭이 개인 SNS를 통해 ‘물고기는 언제나 입으로 낚인다. 인간도 역시 입으로 걸린다’는 탈무드 명언을 올렸다. 오재원 위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재원 위원도 그냥 있지 않았다. 자신의 SNS에 ‘어리석은 사람은 들은 것을 이야기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본 것을 이야기한다’는 탈무드 명언을 공유했다. 갑자기 온라인에서 신경전이 붙은 셈이다.

당사자인 최정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김원형 감독과 박진만 감독이 나란히 ‘빈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묘한 상황이 발생한 것은 맞지만, 더 이상 논란이 커질 필요는 없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