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김민규기자]마법사군단의 외국인 왼손 에이스 웨스 벤자민이 ‘삼진 퍼레이드’를 펼치며 KT를 4연패에서 구해냈다. 벤자민은 종전 자신의 한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인 9개를 훨씬 뛰어넘어 11탈삼진을 기록하며 완벽투를 펼쳤다.

KT는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키움과의 원정 3연전 첫날 경기에서 선발투수 벤자민의 쾌투에 힘입어 4-2로 승리했다. 이로써 KT는 4연패를 끊으며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기분 좋게 시작한 반면 키움은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날 벤자민은 7.2이닝 6피안타 1사사구 11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최고구속 148㎞의 패스트볼과 커터, 슬라이더, 커브, 투심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지며 키움 타선을 틀어막았다. 총 투구 수 99개 중 스트라이크가 76개로 날카로운 제구력을 뽐냈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약 77%에 달했다. 벤자민은 시즌 9승(3패)째를 수확했다.

특히, 벤자민은 자신의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과 최다 이닝 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종전까지 9개가 최고였지만 이를 2개나 더 뛰어넘어 11탈삼진을 찍었다. 한경기 최다 이닝은 지난해 8월 4일 창원 NC전에서 7.1이닝이었으나 이날 7.2이닝을 던졌다. 최고의 완벽투를 방증하는 수치인 셈.

벤자민의 역투에 KT 타선도 힘을 냈다. KT는 1회 부터 선취점을 올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1회 초 리드오프 김민혁의 좌전 안타와 김상수의 2루타가 더해져 무사 2·3루의 득점기회를 잡았다. 다음 타자 앤서니 알포드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김민혁이 홈을 밟아 1-0이 됐다.

그러나 4회 말 벤자민의 송구실책이 나오면서 1-1이 동점이 됐다. KT는 5회 초 2사 후 문상철이 2루타를 뽑아내며 출루한 후 배정대의 타석에서 대타 강백호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때 고척을 찾은 KT 팬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간판타자의 복귀를 반겼다. 1-1 동점상황에서 이강철 감독이 달아나기 위한 승부수를 띄웠지만 결과는 헛스윙 삼진 아웃.

7회 초 KT가 득점하며 팽팽했던 1-1의 균형을 깼다. 선두타자 박병호가 안타로 출루한 후 장성우가 2루 땅볼을 친 사이 박병호는 2루까지 갔다. 황재균이 볼넷을 얻어 1사 1·2루가 됐고 다음 타석에서 이호연이 1타점 적시타를 뽑아내 2-1을 만들었다. 키움은 즉시 선발투수 안우진을 내리고 양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어진 KT의 공격에서 문상철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주자는 2사 2·3루가 됐고, 타석에 선 조용호가 2타점 적시타를 날려 KT가 4-1로 달아났다. 8회 말 키움이 1점을 추격하며 4-2가 됐다.

KT의 필승조가 두 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벤자민에 이어 8회 말 2사 1·2루 상황에 마운드에 오른 박영현은 임지열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키움 박찬혁의 대타로 나온 김웅빈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9회 말 KT의 마운드는 마무리투수 김재윤이 올랐다. 김재윤은 삼자범퇴로 키움 타선을 막아내며 4-2 승리를 지켜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