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지난 2018년 방송돼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주인공 유진초이(이병헌 분)의 실존 인물로 알려진 황기환 애국지사의 유전자 정보가 국가 관리기록으로 영구 보존된다.
황 지사의 유해는 100년만인 올초 국내 송환이 결정됐는데, 파묘 과정에서 채취한 사료를 통해 DNA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보훈부는 19일 “황기환 지사의 유해를 미국 뉴욕 마운트 올리벳 묘지에서 파묘하는 과정에서 채취한 시료를 국내로 들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을 통해 확보했다”라고 밝혔다.
황 지사는 1923년4월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37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했고, 미국 뉴욕에 묻혀 있었다. 이에 지난 2013년부터 보훈부 주도로 유해 봉환을 추진했으나 유족을 확인할 수도, 유족이 없음을 확인할 수도 없어 절차가 늦어진 바 있다.
보훈부는 황 지사의 유전자 정보를 국가 기록으로 영구 보존하게 됨에 따라 유족을 찾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유해의 훼손 상태가 심해 감정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다양한 분석기법을 적용해 2개월 만에 유전자 정보 획득에 성공했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앞으로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협업해 후손이 확인되지 않은 국외 독립유공자의 유전자 정보를 기록으로 영구 보존하고 후손을 찾는 중요 단서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황 지사는 1886년경(출생시기는 불확실) 평안남도 순천시에서 태어났고, 1904년경 미국으로 건너가 유학 중 미군에 자원입대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1919년 6월 프랑스로 이동, 베르사유 평화회의에 참석하고자 파리로 온 김규식을 도와 대표단의 사무를 협조하는 한편 임시정부의 파리위원부 서기장으로 임명돼 독립 선전활동을 벌였다.
그해 10월에는 러시아 무르만스크에 있던 노동자 200여 명이 일본에 의해 강제 송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영국과 프랑스 정부를 상대로 필사적인 외교적 노력을 펼쳐 홍재하 등 35명을 극적으로 구출해 프랑스로 옮기기도 했다.
한국선전단 선전국장으로 프랑스어 잡지를 창간해 일제의 만행을 알리기도 했으며, 대한민국임시정부 외무부 주차영국런던위원으로 임명돼 ‘영일동맹과 한국’이란 서적을 편집해 일제의 침략을 규탄하기도 했다.
독립을 위해 해외에서 그 누구보다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황 지사는 1923년 뉴욕에서 사망했고, 85년만인 2008년 뉴욕한인교회 장철우 목사가 묘지를 확인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정부는 지사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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