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윤세호기자] KT가 LG를 이기는 확실한 방법이 있다. 선발 투수로 웨스 벤자민을 내면 된다. 개막전부터 지금까지 4경기에서 이 전력이 100% 적중하고 있다. 열세였던 상대 전적도 동률이 됐다.

KT는 25일 수원 LG전에서 4-1로 승리했다. 주인공은 이번에도 벤자민 이었다. 이날 벤자민은 103개의 공을 던지며 8이닝 3안타 1볼넷 9탈삼진으로 괴력투를 펼쳤다.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 올시즌 LG전 4전 4승으로 10승째를 거뒀고 평균자책점은 4.16에서 3.83으로 내렸다.

흠잡을 데 없는 투구였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꾸준히 잡았고 포심과 컷패스트볼, 슬라이더, 투심을 두루 구사해 타자들의 타이밍과 시야를 흔들었다. 필요할 때는 절묘한 보더 라인 피칭으로 좌타자 위주로 편성된 LG 타선을 봉쇄했다. 최고 구속은 149㎞를 찍었다. LG 좌타자 중 벤자민에게 안타를 기록한 타자는 김현수 한 명뿐이었다.

벤자민에 이어 9회초 김재윤이 마운드에 올라 승리를 완성했다.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바랐던 “벤자민과 김재윤 두 명으로 끝내고 싶다”는 얘기가 고스란히 실현됐다. 타선에서는 배정대가 8회말 적시타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이날 승리로 2연승을 달린 KT는 시즌 전적 40승 42패 2무가 됐다.

선발 대결 흐름에서 KT가 확실히 앞서 나갔다. KT는 3회말 1사 1루에서 김상수가 볼넷으로 출루해 1사 1, 2루가 됐다. 찬스에서 알포드가 플럿코의 변화구를 공략해 적시 2루타로 선취점. 1사 2, 3루에서 폭투로 김상수가 홈을 밟아 1점을 더했다. 그리고 박병호의 땅볼에 알포드도 홈을 밟아 3-0으로 달아났다.

반대로 LG 타선은 벤자민에게 완전히 끌려갔다. 선두 타자 출루는 7회초 뿐이었다. 김현수가 중전 안타를 치고 출루했는데 이후 오스틴, 오지환, 박동원이 내리 범타로 물러났다. 야수들이 수비에서 호수비도 펼쳤지만 실책도 범하며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경기를 했다.

벤자민이 굳건히 마운드를 지키는 가운데 KT는 7회말 소중한 추가점을 올렸다. 1사 1루에서 배정대가 좌전 안타를 쳤고 빠른 다리를 자랑하는 송민섭이 1루에서 3루를 지나 홈까지 내달렸다.

천금의 추가점을 올린 KT는 벤자민이 8회까지 투구하며 자신의 최고 경기를 완성했다. 그리고 9회초 김재윤이 등판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LG는 선두 타자 문성주가 2루타, 1사 2루에서 오스틴이 적시타를 날려 막바지 첫 득점을 올렸다. 이후 추가점은 없었다. 오지환의 중전 안타로 찬스를 이어갔으나 박동원의 병살타로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선발 투수 아담 플럿코는 6이닝 3실점으로 시즌 2패째를 당했다. 3회에 3점을 내주면서 벤자민과 선발 대결에서 밀렸다.

이로써 LG는 지난 9일 사직 롯데전부터 4연패를 당했다. 잦은 우천 취소와 올스타 브레이크가 겹쳐 18일 동안 승리가 없는 LG다. 시즌 전적은 49승 32패 2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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