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김현덕기자] ‘제37차 리스본 세계청년대회’(WYD)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리스본 세계청년대회는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폐막 미사를 끝으로 막을 내려 다음 대회인 2027년을 기약하게 됐다.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는 당초 지난해로 예정돼 있었으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1년 연기됐다. 이번 제37차 리스본 세계청년대회에는 200만명 이상의 전 세계 청년들이 참여했다.
수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다행히 인명사고 등 별다른 사건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1일 오후 에두아르도 7세 공원에서 열린 개막 미사에는 40여만명이 참석했다. 이후 3일 오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 환영식이 열렸다. 에두아르도 7세 공원에서 열린 행사에는 청춘들의 열기로 가득 찼으며, 10만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공원은 금세 인산인해를 이뤘다.
공원 주변 도로와 밖으로 나와 교황을 맞이하려는 인파도 끊이지 않았다. 수많은 인파에도 참석자들은 질서있게 행동했다. 각기 다른 국적과 문화적인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서로 배려하며 한 몸처럼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행사는 큰 사고 없이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공식 행사가 끝난 후에도 질서는 유지됐다. 청년들은 “슬로우”를 외치며 천천히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참가자들끼리 서로 배려하고 서로를 지켜주는 따뜻한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어떤 참가자가 넘어질 위기에 처하자 옆에 있던 다른 참가자가 손을 내밀어 도와주는 등, 훈훈한 장면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포르투갈 정부와 경찰의 노력도 빛났다. 포르투갈은 이번 교황 행사마다 약 1000명의 경찰을 투입해 참가자들의 안전에 전력을 기울였다. 경찰은 행사장 입구부터 출구까지 철저한 검문을 실시했으며, 참가자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하고 제어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대중 문화 예술과 결합된 공식 행사…청년들 반응도 뜨거워
이번 세계청년대회에서 단연 돋보였던건 대중문화 예술과 결합한 다채로운 공식행사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청년들의 행사 참여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공식 일정인 개막 미사에서는 다양한 예술가들이 등장해 무대를 꾸몄다. 밴드와 솔로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CCM을 열창하며 호응을 이끌어냈다. 관객들도 열창에 화답하듯 뜨거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교황 환영식에서는 22개국의 예술가들로 이루어진 앙상블23(Ensemble23)팀이 등장해 환영 행사 분위기를 달궜다. 발라드, 록 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부르며 콘서트를 방불케하는 공연을 펼쳤다. 축하 공연을 하는 가수들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나라의 청년들이 모여 춤을 추고 노래했다. 브라질의 사바나 무용, 스페인의 전통 음악 등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하나가 됐다.
십자가의 길 행사에서는 십자가의 길 제1처부터 제14처까지의 여정을 연극 형식으로 풀어냈다. ‘십자가의 길’은 가톨릭교회에서 널리 알려진 기도방식 중 하나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형 선고부터 수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렇게 대중문화 예술과 결합된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은 공식 행사가 끝나고 2시간 뒤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집으로 향하는 거리에서도 WYD 공식 주제곡인 ‘아 프레사 누 아’(포르투갈어로 ‘서둘러 가자’)를 부르며 축제를 즐겼다.
◇잼버리 수도권으로 이동, 남은 일정 서울위주…비슷한 나이대의 청년들의 행사 예행연습
국내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수많은 대원들이 참여 중 폭염과 준비 미흡 등으로 주최 측이 국내외 여론의 질타를 받은 데 이어 예기치 못한 태풍 ‘카눈’의 진로 변경 때문에 결국 수도권 등으로 이동하게 됐다.
정부는 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며 잼버리의 중단이 아닌 전국적인 확장으로 봤다. 조직위는 지역 자치단체와 손을 잡고 청소년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기로 했다.
잼버리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기자회견을 통해 “대원들이 각 지역의 시설로 이동할 예정이며, 각 지자체에서는 그들에게 제공될 문화와 관광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라고 전했다.
잼버리는 세계적인 청년 행사로, 이번 행사에 참가한 153개국 4만2000여명의 참가자들의 나이대가 세계청년대회 참가자들과 비슷하고 주최국의 문화를 직접 체험한다는 면에서 잼버리의 수도권 이동은 2027 세계청년대회의 예행연습으로도 볼 수 있다.
세계청년대회의 서울 개최는 단순한 종교 행사를 넘어서 문화,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깊은 의미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마침 이번 잼버리의 대미를 장식할 K팝 콘서트 및 폐영식이 오는 11일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다. 콘서트 장소를 전주월드컵경기장에 이어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재변경한 배경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잼버리 참가 대원들의 이동시간과 편의성,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보유한 행사 경험과 안전관리 노하우, 쾌적한 관람 환경, 수용인원(약 6만6000명) 규모 등 여로 요소를 정밀히 검토했다”고 전했다.
세계청년대회 때 전세계에서 수십만에서 많게는 수백만명의 많은 인파가 직접 방한하는 만큼, 다채로운 행사 및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는 동시에 대회 참가자들의 안전은 물론, 식수 공급, 의료 서비스, 숙박, 교통 관리 등에 초점을 맞춰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행사 기간 내내 수많은 인파가 운집하는 만큼 공공질서 유지를 위해 충분한 경찰력을 배치하고, 긴급 상황에 대비해 적절한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와 관련,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7일 전 세계 가톨릭 젊은이들의 신앙 대축제인 ‘세계청년대회’ 서울 유치를 환영하며 교통·위생·안전 대책을 꼼꼼하게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 시장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천주교 세계청년대회, 서울 유치를 환영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한국 천주교계가 그동안 유치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온 2027 세계청년대회 개최지가 서울로 결정된 것을 매우 기쁘고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인파가 한꺼번에 몰렸을 때를 대비해 숙소, 먹거리는 물론이고 교통, 위생, 안전 대책을 미리 꼼꼼하게 준비해 성공적인 대회가 치러질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잼버리의 파행운영으로 우여곡절 끝에 서울로 옮기게 됐지만 세계청년대회 문화행사의 ‘맛보기’이자 서울시의 행사 운영시스템을 시험해보는 척도가 될 11일 K팝 공연이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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