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기자] “이기지 않겠나 싶었다. 그만큼 준비 잘 했는데….”

안익수 감독이 물러난 뒤 지휘봉을 잡은 김진규 FC서울 감독대행이 울산 현대와 비긴 뒤 이렇게 말하며 미소지었다.

그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8라운드 울산과 홈경기에서 주민규에게 두 골을 내줬으나 종료 직전 윌리안의 오른발 동점골로 2-2 무승부를 거뒀다.

서울은 6경기 연속 무승(4무2패)에 머물렀지만 김 대행 체제에서 치른 첫 경기에서 10승10무8패(승점 40)로 5위를 유지했다.

김 대행은 한동안 선발 기회를 못 잡은 일류첸코를 원톱으로 기용했다. 그는 “일류첸코는 지난 경기 이후 연습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독기가 바짝 올라왔다. 큰일내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기대대로 일류첸코가 전반 9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날아올랐다.

수비 지역도 촘촘하게 간격을 좁히면서 울산 공격을 제어했다. 선수들은 김 대행 체제에서 의욕적으로 뛰었다. 그러나 후반 들어 뒤로 물러나며 울산에 기회를 내줬고 주민규에게 연속골을 허용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후반 추가 시간 윌리안이 개인 전술로 드리블 돌파한 뒤 오른발 동점골을 넣어 승점 1을 얻었다.

다음은 김진규 대행과 일문일답

- 경기 소감은?

사전 인터뷰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새로운 팀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 전반에 좋은 모습 보이고 후반에 실점한 뒤 아쉬운 게 있었다. 김진야, 임상협에게 전반 45분만 뛸 것으로 얘기했는데 본인 역할을 잘 한 것 같다. 일류첸코는 일을 낼 것으로 얘기했는데 충분히 제 역할을 했다고 본다.

- 전, 후반 경기력이 달랐는데.

우리가 득점하고 사실 후반에 더 공격적으로 몰아붙이려고 했다. 선수들이 한 골 지키려는지 모르겠는데 좀 더 내려가는 상황이 나오더라. 라인 올리라고 했는데 경기 중 쉽게 수정이 안 됐다.

- 4일간 준비한 것 중 가장 잘 이행된 것은?

전반에 2선에서 라인을 지키다가 볼을 잘랐을 때 앞으로 나가는 것을 긍정적으로 봤다. 또 라인을 촘촘하게 조직적으로 운영하는 건 좋았다고 본다.

- 경기 전 ‘10명의 김진규가 뛸 것’이라고 했는데.

3~4명밖에 안 나타났다. 다음 경기 슈퍼매치이기에 더 투쟁심을 두고 경기할 선수로 만들어보겠다. 투쟁심 없고 싸우지 않는 선수는 안 쓴다고 약속했다. 선수들이 인지하고 있다.

- 감독 대행으로 첫 경기였는데 스스로 평가한다면?

아쉬운 게 많다. 욕심이지만 스스로 이기지 않겠나 싶었다. 그만큼 준비를 잘 했다고 보는데 쉽지 않더라. 상대는 울산이고 좋은 선수가 많다. 후반에 조직적으로 가다듬지 못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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