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산림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에서 ‘임도’ 의 중요성 피력
“임업인에게 산림이란 삶터·일터·쉼터, 그 삶터에 가기 위한 길이 임도”
[스포츠서울ㅣ김기원 기자] 얼마전 기후변화 시대, 기후위기, 식량위기 극복, RE100에 관한 책을 출간해 눈길을 끌었던 김상민 더불어민주당 농어민위원회 산림위원장이 ‘산에 임도가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 해답을 듣기 위해 9월7일 김상민 위원장을 만나 우리나라의 산림환경과 임업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산에 있는 도로가 임도다, 과연 본질은 무엇일까? 임도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김상민 위원장은 “산에 있는 도로가 임도다. 최근 임도와 관련한 여러 의견의 이슈를 보면서, 과연 본질은 무엇일까? 임도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고 한다.
이어 “임도를 말하기 전에 우선 길이라는 의미를 되짚어보고 싶다. 길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산업과 산업을 연결하며, 인간과 자연을 연결하고 있다” 며, “1970년에 개통된 우리나라 최초의 경부고속도로를 시작으로 많은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로는 우리나라 경제를 부흥시키는 충실한 연결자 역할을 했다”고 길의 의미를 설명했다.
‘산에 있는 도로가 임도’ 라면, 농업에 사용되는 도로는 농로이다. 농로는 농업의 기계화는 물론 생산과 물류 효율을 높여주었다. 김상민 위원장은 이러한 길의 본질에서 생각해 본다면 과연 산에 내는 길인 ‘임도’는 우리에게 본질적으로 필요한 길인가? 라고 본격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우리나라 국토의 63%가 산림이다. 광활한 면적에는 공익적이든 경제적이든 풍부한 산림자원이 있지만 만약 길이 하나도 없다면 우리는 이렇게 풍부한 산림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그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나라가 매년 사용하는 목재의 양은 약 3천만㎥이다. 1㎥의 양은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1m의 상자에 가득 담은 양을 말하는데 우리는 매년 3천만개 상자 만큼 많은 양의 목재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목재는 우리가 늘 생활 속에서 사용하고 있는 중요한 자원이다. 우리나라 목재 자급율은 사용량 대비 15%에 불과하다. 85%는 외국의 목재를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수입을 위해 매년 7조원의 외화를 지불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만큼 우리의 산림자원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 중요한 요인은 산림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필수 기반시설인 임도가 부족한 이유도 매우 크다고 김상민 위원장은 지적한다.
임업 선진국에서는 이미 임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임도를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유럽의 대표 산림국인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경우는 임도 밀도가 50m/ha가 넘는다(1ha는 100m×100m의 넓이이며, 임도 밀도는 이 넓이에 설치된 임도의 거리를 뜻한다.)
우리나라 임도는 3.97m/ha이며, 가까운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5.9배정도 많은 23.5m/ha의 임도를 가지고 있다.
목재생산 측면에서 임도의 역할을 강조하였지만, 사실 임도는 나무를 심고, 가꾸고 보호하기 위해서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역할도 중요하다.
김상민 위원장은 “일반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산에 나무를 심어야 하는데 만약 임도가 없다면, 아마 하루종일 걸어서 묘목과 장비를 메고 산에 올라가야 할 것” 이라며 “이처럼 산림에 나무를 심고 가꾸기 위해서는 산림에 접근해야 한다. 그래서 임도가 필요한 것”이라고 필요성을 강조한다.
산불 진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헬기로 큰 불을 잡아도 사람이 산불 발생지역에 도착하여 불씨를 모두 제거해야만 한다. 전투로 치면 육군이 고지에 깃발을 꽂아야만 승리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특히, 헬기 투입이 안 되는 야간에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서는 임도가 큰 역할을 담당한다
김상민 위원장은 임도의 필요성과 본질을 이야기하였지만, 개선할 사항도 많다고 토로한다. 최근의 기후변화를 통해 강우의 패턴이 매우 많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한 호우로 산사태 발생은 어떤 곳에서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모른다고 한다.
경사가 있는 모든 사물은 중력에 의해 흘러내린다. 임도는 산림에 설치하는 시설이니 산사태에 대비하여 더욱 더 튼튼하게 만들어야 하며, 만들어진 임도도 과거와 달리 바뀌어진 기후위기 시대 패턴에 맞게 새롭게 개량하고 보수와 보강은 필수이며 배수시설 또한 보완해야 한다.
한편, 김상민 위원장은 지난 8월 4일 우리나라 임업인 단체를 대표하는 (사)한국임업인총연합회에서 입장문을 통해 산사태의 원인이 ‘임도’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산림현장에서 발로 뛰며 임업인들과 고락을 함께 해온 김위원장은 임도의 본질을 무시하고 보여지는 일부 현상만을 보고 일반화시키는 모습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
김상민 위원장은 “임업인에게 산림이란 삶터, 일터, 쉼터인데 그 삶터에 가기 위한 길을 부정하니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우리 모두 본질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며 “대한민국 산림현장에서 임업인들과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이야기의 끝을 맺었다.
산림청 정책자문위원과 한국임업진흥원 비상임이사로 3년 동안 활동하면서 강원도 강릉과 원주에서 경북의 안동과 충남의 공주 그리고 전북 남원까지 전국 산림과 산불 피해지역을 방문, 전국의 임업인들과 소통했던 경험이 인터뷰 내내 김상민 위원장의 말과 몸짓에서 우리나라 산림과 임업인에 대한 애정이 더욱 켜켜이 쌓여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김상민 위원장 약력> 전라북도 정읍 토박이로 덕천면이 고향이다. 정읍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광주 조선대학교 환경공학과를 졸업했다. 전북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행정학과 석사과정 재학중에 있다.
직접 과수원 경작을 시작해서 정읍시사과발전협의회 회장, 전라북도 4-H연합회 회장, 한국농업경영인 전라북도연합회 청년위원장, 산림청 정책자문위원, 한국임업진흥원 비상임이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더불어민주당 전라북도당 농어민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산림위원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대통령자문기관), 한국임업후계자협회 전문위원(산림정책분야)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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