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기자] 중국 정부가 자국 공직자들에게 업무 시 외국 업체 기기 사용을 금지했다. 사무실 반입은 물론, 미국 애플 아이폰을 특정해 ‘금지령’을 공포한 것이다. ‘자국 제품 살리기’에 따른 규제라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냉담하기만 하다. 중국의 억지 주장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미국 부정한 중국, 전 세계와 적대관계 원하나?

중국의 이번 발표로 휴대폰 대표주자 뿐만 아니라 관련 업계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직격타를 맞은 건 아이폰 15 시리즈 출시를 이틀 앞둔 애플이다. 애플 주가는 중국과 갈등 이후 이틀 연속 3%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해당 조치가 실제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확대 적용 가능성이 있어 우려가 크게 반영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8일 0.35% 상승 마감한 흐름에 대해서는 “현재 아이폰 초도 물량 부품 수율 이슈로 부진을 예상하지만, 연내 출하량은 우려대비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이러한 선포는 아이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아이폰의 중국 판매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패널 메이커 주가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애플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는 LG이노텍의 경우 8.9% 주가가 급락했다.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5배를 지켰다. 이는 아이폰 불매운동이 있던 2019년과 비슷한 수치다.

이외에도 LG디스플레이 -3.1%, 이노룩스(Innolux) -6.2%, AUO -7.5%, BOE –0.8% 하락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단기 실적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지만, 이 같은 우려는 주가에 상당히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 대만 품은 중국, 매출 상승세 이어가

이에 반해 중국 제품에 대한 인기는 오히려 뜨거운 상황이다. 대만 패널 메이커 매출이 반등세에 돌입했으며, 대만 부품·소재 기업 매출도 증가세를 기록중이다.

대만 패널 메이커 8월 매출은 이노룩스가 전년 동기 대비 26%·전월 대비 4%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AUO의 지난해 이익(52%)은 3개월 연속 증가해, 전월 대비 14% 성장세를 유지했다. 대만 부품 및 소재 기업 노바텍(Novatek), 타이플렉스(Taiflex) 8월 매출은 각각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아이폰은 전 세계 업계 최상위 그룹에 속해있다. 이 가운데 아이폰 지역별 판매 비중은 중국이 25%를 기록하며 미국(30%)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전년 대비 미국 +1%p, 중국 +3%p, 유럽 –3%p, 기타 –1%p 결과를 보면 중국 비중 확대가 눈에 띈다.

지역별 출하 성장률은 애플의 본고장 미국에서 조차 –6.6%로 추락한 반면, 중국에서만 +6.1%로 유일하게 증가했다. 지난 7월 애플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분기에만 1040만대 출하량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간과할 수 없는 입장임에는 분명하다.

중국 정부의 자국민 간섭이 업무 환경 변화는 물론, 글로벌 경제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중국의 결정이 한 주만에 코스피 지수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면서 3분기 실적 컨센서스를 하회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동반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중국 내 휴대폰 시장 동향은 아이폰 15 시리즈 출시일을 기점으로 또 한 번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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