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경쟁 속 원팀으로 더 똘똘 뭉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9일부터 일본에서 2022~2023시즌 대비 전지훈련에 한창이다. 2020~2021시즌부터 지난시즌까지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의 업적을 일군 대한항공은 V리그서 전무후무한 ‘통합 4연패’를 정조준한다.
일본 전지훈련에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차출된 선수 6명이 빠졌다. 세터 한선수를 비롯해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과 정한용, 미들블로커 김규민과 김민재, 그리고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이 자리를 비웠다. 지난시즌 종료 후 아시아클럽챔피언십을 비롯해 지난달 막내린 KOVO컵까지. 연령별을 비롯해 A대표팀 차출로 인해 대한항공은 ‘베스트’로 훈련을 진행한 적이 없지만 그 가운데 ‘기회’를 잡은 선수들이 있다.
대표적인 게 아웃사이드 히터 이준과 마크 에스페호다. 이준은 클럽챔피언십에서부터 컵대회까지 코트를 꾸준히 밟았다. 2021~2022시즌 대한항공에 입단한 후 2시즌간 15경기 28세트 출전에 그친 그는 정지석과 정한용이 자리를 비운 사이, 곽승석과 함께 쌍포를 이루고 있다. 이준은 “반짝하기보다는 궂은 일을 도맡으면서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에스페호 역시 이번 전지훈련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수비와 기본기의 강점을 보고 그를 아시아쿼터로 선발했지만, 공격력 또한 뒤지지 않았다. 에스페호는 전지훈련서 진행된 그레이트베어스와 첫 연습경기서 무릎 컨디션이 좋지 않은 외인 링컨 윌리엄스를 대신해 아포짓에 섰다. 팀 내 최다인 16점에 공격 성공률 40%를 올렸다.
날개뿐 아니라 중앙도 마찬가지다. 주전 미들블로커 김규민을 비롯해 김민재가 빠지면서 이수황, 조재영에게 기회가 왔다. 그간 출전 시간을 충분하게 확보하지 못했던 그들이지만, 전지훈련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경쟁’ 속 ‘원팀’의 향기가 나고 있다. 현재 13명이 전지훈련에 참가했지만, 더 똘똘 뭉치고 있다. 이준은 “경기에 들어가게 된다면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 에스페호 역시 “배구는 팀 스포츠다. 감독님이 나를 기용한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고, 그게 아니더라도 팀에 맞춰 노력할 것”이라고 팀으로써 단단하게 뭉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토미 감독은 ‘경험’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우리를 밀어붙일 수 있는 팀을 만나면서 성장하는 게 느껴진다”면서 “우리 팀에는 키플레이어가 많다”며 ‘선의의 경쟁’을 강조했다. 대한항공이 통합 3연패를 일굴 당시 주전과 백업의 조화가 잘 이뤄졌다. 이번 비시즌 역시 ‘통합 4연패’를 위해 그 부분에 초점을 두고 있는 셈이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