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윤세호기자] 늘 그랬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다가오는 시점부터 장발 에이스는 괴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그 괴력을 포스트시즌까지 이어가며 ‘승리 공식’이 됐다. LG 케이시 켈리(34)가 다시 가을 에이스로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켈리는 21일 문학 SSG전에 선발 등판해 92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 4안타 5탈삼진 0볼넷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LG는 투수전 끝에 2-1로 승리했고 켈리는 시즌 9승, 평균자책점을 4.02까지 낮췄다. 7월까지 4.53이었던 평균자책점이 3점대로 향하는 켈리다. 전반기 교체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LG 구단은 켈리를 향한 믿음을 강조했고 켈리는 믿음에 보답하고 있다.

그만큼 최근 활약이 뛰어나다. 이날 포함 최근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했다. 5경기 중 1경기를 제외한 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 더불어 LG 또한 켈리가 선발 등판한 최근 5경기에서 4승을 올렸다.

구위는 전반기에도 좋았다. 커맨드가 불안했고 실투가 많은 게 문제였는데 최근 이 문제가 해결됐다. 보더라인 피칭을 통해 타자의 몸쪽을 절묘하게 공략한다. 두 번째 구종으로 슬라이더를 구사하면서 포심과 투심, 슬라이더까지 140㎞를 웃도는 공으로 상대를 압도한다. 구위와 제구가 조화를 이루면서 가장 믿음직한 선발 투수로 돌아온 켈리다.

다음은 이날 경기 후 켈리와 취재진의 일문일답.

-오늘 무실점 투구로 팀 6연승을 도왔다. 소감은?

먼저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매 시즌 이 시기에는 팀이 이기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가서 2, 3점 줄 수도 있고 무실점 경기를 할 수도 있는데 내 실점보다는 열심히 던지고 팀이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그것을 해내서 만족스럽다.

-최근 경기들을 보면 몸쪽 제구가 날카롭게 잘 된다. 슬라이더 또한 보다 정교하면서 날카롭게 형성되고 있다. 이렇게 반등한 비결이 무엇인가?

특별히 바꾼 것은 없다. 그냥 나 자신을 믿고 내 야구를 하자고 늘 다짐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코칭스태프와 프런트가 나를 믿어줬다. 내가 다시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주셨고 그런 믿음 덕분에 내가 다시 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LG 트윈스 일원으로 이렇게 뛰고 있다는 것 자체에 정말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사실 매 시즌 이렇게 가을이 다가오면 정말 잘 던지곤 했다. 에이스 모드로 돌아가고 있다는 게 느껴지나?

일단 여름이 끝나서 기분이 좋다. 이제 땀도 많이 안 나고 시원한 날씨에서 던져서 참 좋다. 아까 얘기한 것처럼 지금 이 시기에는 개인과 팀 모두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매 경기 더 신경을 쓰고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지난 등판 상대도 똑같은 SSG였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지다가 6회 실점했는데 아쉽지 않았나? 그리고 오늘 경기에 앞서 변화를 준 게 있었나?

지난 등판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결과가 안 나왔다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보다는 긍정적인 면을 더 보려고 한다. 지난 등판과 비교해 바꾼 것은 전혀 없고 그저 내가 앞으로 무엇을 더 잘 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내가 잘하는 것을 믿고 마운드에 오른 게 오늘 잘한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기에 늘 켈리 선수는 잘했다. 구단도 늘 선두 싸움을 했다. 그러나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올해는 켈리 선수와 LG 선수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1위를 지키며 바람이 현실이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소감은?

스프링캠프부터 이 순간만 바라보며 열심히 훈련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원하는 위치에 있어서 매우 기분이 좋다. 그러나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은 만큼 더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오늘 승리에 대해 백승현 선수에 대해 언급하고 싶다. 어려운 상황에서 멀티이닝 세이브를 해줬다. 어려운 상황을 지켜준 백승현 선수가 자랑스럽다. 오늘 경기처럼 우리 팀은 시즌 내내 새로운 주인공이 나온다. 그만큼 우리가 야구를 잘하고 있다는 뜻이라 기분이 좋다.

-그동안 정말 우승을 바라지 않았나. 올해는 뭔가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이 또 있을까?

사실 우리 팀은 작년에도 정말 좋은 전력과 구성을 갖췄다. 작년에도 우리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것으로 믿었다. 안타깝게 그게 현실이 되지는 않았는데 올해도 팀 구성이 정말 좋다. 많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신민재가 그렇다. 신민재 선수가 주전 2루수로 자리잡으면서 모든 조각이 맞춰진 것 같다. 모든 선수들이 잘하는 팀이 됐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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