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25일 만의 등판. 부상으로 투구를 중단하기도 했지만, 기대했던 모습을 보였다. 투구 후 몸상태를 살펴봐야겠지만, 두산 곽빈(24)의 포스트시즌 활용폭이 커졌다.

곽빈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정규시즌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을 버텨냈다. 투구수는 109개로 많았지만 지난달 18일 KIA전(6이닝 무실점) 이후 25일 만의 등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썩 나쁘지 않았다.

구속도 시속 152㎞까지 측정됐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에 각 큰 커브를 활용해 위기를 넘겼다. 6회까지 20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2안타 2볼넷 1실점으로 시즌 13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완성했다.

타선이 3회말 3점을 뽑은 덕에 3-1 리드를 안고 불펜진에 마운드를 넘겼다. 두산이 승리하면, 곽빈은 시즌 12승(7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시즌을 마친다.

기대와 우려 속 등판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첫 경기이던 홍콩전 선발등판을 준비하다 우측 늑골쪽에 통증이 생겼다. 개점휴업 상태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했고, 2차전인 중국전과 결승전인 대만전에 불펜대기했지만, 등판이 불발됐다.

아쉬움 속 금메달을 목에 건 곽빈은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로 사과했다.

팀에 합류한 뒤 통증 부위를 점검하며 등판일정을 확인했는데, KIA와 마지막 맞대결로 낙점했다. 두산 관계자는 “곽빈의 결정”이라고 귀띔했다. 올해 KIA를 상대로 네 차례 등판해 3승1패 평균자책점 3.48로 강했다.

3위 경쟁 중인 SSG전에도 두 차례 등판해 14이닝 무실점으로 2승을 따냈지만, 정규시즌 이후 일정을 고려하면 이날 마운드에 오르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자신을 위해 팀이 기다려줬다. 등판 일정도 (본인 의사에) 맞췄다. 책임감을 갖고 던질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경미하게 통증은 남아있지만, 투구를 못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트레이닝파트를 포함한 코치진의 판단. 이 감독은 “던질 수 있는한 최대치로 던져야 불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팀은 지금 8연전 중”이라고 말했다.

3회까지는 볼넷 두 개를 내줬지만, 큰 위기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스트라이크존을 걸치거나 살짝 벗어난 공이 볼판정을 받아 투구 수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구위나 투구폼 모두 좋을 때와 비슷했다.

3-0 리드를 안고 오른 4회초에는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김선빈에게 2루수 키를 살짝 넘어가는 안타를 내준 뒤 견제 실수로 무사 2루 위기에 몰렸다.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무사 1,3루가 됐다.

장타력이 있는 이우성에게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했지만, 넓은 잠실 덕을 봤다. 희생플라이로 1실점. 계속된 1사 2루에서는 김태군을 유격수 땅볼, 변우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5회와 6회 삼진 두 개씩을 솎아내며 깔끔하게 막아낸 곽빈은 홍건희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시즌 마지막 등판을 마쳤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