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태릉=김용일기자] 한국인 두 번째로 세계캐롬연맹(UMB) 랭킹 1위에 오른 당구스타 조명우(25·서울시청)가 커리어 두 번째 3쿠션월드컵 우승에 도전했지만 ‘결승전의 강자’ 에디 먹스(54·벨기에·6위)에 져 아쉽게 준우승했다.
조명우는 12일 서울 태릉선수촌 승리관에서 열린 2023 UMB 서울3쿠션월드컵 결승에서 먹스에게 43-50(21이닝)으로 패했다. 먹스는 통산 13번째 월드컵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샤름엘셰이크 대회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우승 꿈을 이룬 그는 1년여 만에 서울 땅에서 다시 정상을 노크했다. 지난 5월 베트남 호치민 대회에서 아쉽게 준우승한 적이 있기에 우승 트로피에 더욱더 의욕을 품을만했다. 그러나 월드컵 통산 12승 보유자이자 승률이 92%(12승1패)에 달하는 ‘백전노장’ 먹스는 역시 강한 상대였다.
조명우는 이번 대회에서 토브욘 브롬달(스웨덴),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등 3쿠션 사대 천왕을 연달아 제압한 ‘매탄고 후배’ 정예성과 4강에서 겨뤄 50-23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먹스는 4강에서 또다른 베테랑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2위)를 50-30으로 제압했다.
선공을 잡은 먹스는 초반부터 정교한 바깥 돌리기 등을 앞세워 공격적인 샷을 뽐냈다. 1이닝 5점에 이어 7-2로 앞선 3이닝 7점을 해내며 기세를 높였다. 반면 조명우는 3이닝 공타를 범했다. 먹스가 4이닝 1점에 그쳤지만 그 역시 2점에 머무는 등 장타에 연이어 실패했다. 먹스가 5이닝에 다시 5점을 얻을 때 조명우가 다시 공타를 기록하면서 둘의 점수 차는 20-4로 크게 벌어졌다.
그러나 조명우는 세계 1위답게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6이닝에 추격했다. 먹스가 처음으로 공타를 범한 사이 연속 7점을 해냈다. 7이닝에도 먹스가 2점에 그친 가운데 5점을 얻어 16-22, 6점 차로 따라붙었다.
먹스는 결승전의 강자답게 평정심을 유지했다. 8이닝에 또다시 5점을 추가하며 전반을 마쳤다.
영점을 잡은 조명우는 포기하지 않고 큐를 겨눴다. 8이닝 이어진 공격에서 5점을 추가했다. 21-27로 다시 추격했다. 먹스도 부담을 느꼈는지 9이닝 공격에서 득점에 실패했다. 그러나 제대로 반격 기회를 잡은 조명우는 공타로 돌아서며 입술을 깨물었다.
이후 흔들렸다. 먹스가 10이닝과 11이닝에 각각 3점, 1점 추가에 그쳤다. 그러나 조명우는 3연속 공타에 머물면서 따라붙지 못했다. 또 한 번 기회는 있었다. 먹스가 12이닝 공격에서 공타를 범했다. 그러나 장타를 노린 조명우는 3점을 얻는 데 그쳤다.
먹스는 34-25로 앞선 14이닝에 여러 차례 난구에도 절묘한 더블쿠션 등으로 해결하며 다시 4점을 뽑아냈다. 15이닝에도 4점을 추가한 그는 42-32로 앞섰다.
조명우에게 마지막 기회는 있었다. 먹스가 16, 17이닝 연속 공타로 돌아선 데 이어 18이닝에도 단 2점을 얻었다. 19이닝엔 다시 공타가 나왔다. 하지만 조명우는 그 사이 각각 1점, 2점, 1점, 2점에 그치면서 땅을 쳤다.
결국 먹스는 더는 추격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44-38로 앞선 20이닝에 4점을 얻었다. 이어 48-43에서 시작한 21이닝 공격 때 남은 2점을 채우면서 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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