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남기일(50) 전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이 중국으로 향한다.

중국 축구 사정에 밝은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남 감독은 중국 슈퍼리그 허난FC 지휘봉을 잡는다. 이미 협의를 마무리한 가운데 허난에서도 7일 오후 남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남 감독은 주중 중국으로 출국해 허난 새 사령탑으로 공식 행보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 감독은 K리그에서 입지전적인 지도자로 꼽힌다. 만 39세였던 2013년 광주FC에서 감독대행으로 시작해 2014년 첫 승격을 이끌었다. 2018년에는 성남FC를 1부 리그에 올려놨고, 2020년에는 제주에서 다시 한번 승격에 성공했다. K리그 유일 3회 ‘승격 신화’의 주인공이 바로 남 감독이다. 단기간에 팀을 잘 만들고 목표를 달성하는 특유의 역량 덕분에 그는 지난 10년간 거의 쉬지 않고 K리그에서 사령탑으로 일하는 꾸준함까지 보였다.

지난시즌 남 감독은 제주에서 물러난 후 휴식을 취했다. 독일 등 유럽에 오가며 선진 축구를 공부하는 데 집중했다. 겨울이 되자 남 감독은 중국 팀의 집중 관심을 받았다.

가장 먼저 접근한 팀은 우한 싼전이었다. 우한은 남 감독을 영입하기 위해 고위 관계자가 한국을 방문하는 등 정성을 쏟았지만 결렬됐다. 남 감독은 리스크가 있는 중국행을 위해서는 자신이 원하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우한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봉을 수용한 유럽 감독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한행이 무산된 뒤 허난에서 남 감독에게 접근했다. 허난은 지난시즌 16팀 중 10위에 올랐다. 허난은 팀의 상위권 도약을 이끌 지도자로 남 감독을 낙점했다. 첫 계약 조건을 들은 남 감독은 제안을 고사했지만, 새로운 계약서를 들고 와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허난은 중국 레전드 국가대표이자 K리그 수원 삼성에서 뛴 경험이 있는 리웨이펑이 새로운 고위 부사장으로 부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사정을 잘 아는 리웨이펑은 남 감독의 능력을 높이 사 허난을 설득했다. 결국 남 감독도 중국행을 결심했다.

남 감독의 중국행을 통해 중국 슈퍼리그에서는 한국 지도자가 세 명이나 경쟁하게 됐다. 최강희 감독은 현재 산둥 타이산을 이끌고 있고, 서정원 감독은 청두 룽청 지휘봉을 잡고 있다. 지난시즌 산둥은 리그 2위에 올랐고, 청두도 4위였다. 두 지도자가 좋은 성과를 올리자 중국 복수의 클럽이 한국인 지도자를 더 많이 물색하게 됐다.

남 감독이 해외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는 것은 2024년이 처음이다. K리그에서 10년간 입지를 굳혔던 남 감독으로서는 새롭고 신선한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강희와 서정원, 여기에 남 감독까지 K리그를 누비던 세 베테랑 지도자 간의 진검승부가 슈퍼리그의 새로운 이슈가 될 전망이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