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하(카타르) | 강예진 기자] “벤투 is very 프로페셔널(professional).”
모두가 ‘벤투 홀릭’이다. 아랍에미리트(UAE) 관계자를 비롯해 기자 등 모두가 자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벤투가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7월 UAE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2018년 8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4년5개월간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을 이끌면서 2019년 동아시안컵 우승은 물론,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역대 두 번째 원정 16강의 역사를 쓴 그는 재계약을 포기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UAE에 부임한 지 약 6개월. UAE 대표팀은 벤투 감독의 지휘하에 점진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결과가 증명한다. UAE는 벤투 감독 부임 전(5승3무8패)과 후 A매치 승률 차이가 크다. 벤투호는 지난 6일 오만과 평가전에서 0-1로 패하기 전까지 6연승을 질주했다. 벤투 체제에서 치른 7경기서 6승 1패의 성적을 거둔 것이다. 확고한 축구 철학과 소신을 바탕으로 ‘빌드업 축구’를 한국에 심었던 그는 UAE에서도 한결같은 모습으로 팀을 지휘하고 있었다.
극찬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1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만난 UAE 축구협회 관계자는 한국 취재진을 향해 “벤투는 정말 프로페셔널한 사람이다. 그가 대표팀에 부임한 후 많은 게 바뀌었다. 선수뿐 아니라 모든 것이 그렇다”고 귀띔했다.
훈련장을 찾은 UAE 기자 역시 “그가 부임 후 치른 A매치 전적은 6승 1패다. 벤투가 모든 걸 향상시켜놨다”고 이야기했다.
‘프로페셔널 벤투’는 축구 내적인 부분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축구 외적인 부분도 포함이다. 벤투는 한국 대표팀 사령탑 시절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면서 ‘한국 축구’에만 집중했다. 의심의 눈초리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팀을 이끌었다. 감독으로서 선수단을 포용하고 장악하는 ‘리더십’을 증명하는 등 축구에 항상 진심임을 보여줬다. 그런 그를 한국 팬들은 ‘벤버지(벤투+아버지)’라고 불렀다.
훈련장에서의 벤투 감독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었다. 공교롭게 1년 전 카타르월드컵 때와 같은 훈련장이었다. 또 UAE 훈련장에 소수의 한국 취재진이 찾은 것을 본 ‘벤투 사단’의 필리페 코엘류 코치는 손을 흔들며 반가움을 표하기도 했다.
UAE는 1996년 자국에서 개최한 대회에서의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아시안컵에서 이란, 팔레스타인, 홍콩과 조별리그 C조에 묶인 UAE가 조 1위를 하고 E조에 포함된 한국이 조 1위를 한다면 8강에서 맞붙게 된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