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중국 축구의 적나라한 현실이 아시안컵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중국은 17일 카타르 도하의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중국은 레바논을 상대로 15회 슛을 시도하며 득점 기회를 모색했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지난 13일 타지키스탄과의 1차전에서 10회의 슛을 기록한 끝에 무득점에 그친 것과 다르지 않았다. 두 경기에서 총 25회 슛을 기록했으나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레바논과 타지키스탄의 수준을 고려하면 처참한 결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보면 레바논이 107위, 타지키스탄이 106위로 100위권에 머물고 있다. 중국은 79위로 두 팀보다 순위가 훨씬 높다. 하지만 경기 내용이나 결과를 보면 중국이 크게 앞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두 경기 모두 박빙이었고, 타지키스탄전에서는 크게 밀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순위가 전부는 아니지만, 분명 굴욕에 가까운 결과다.

조별리그 1~2차전 무승부로 중국은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중국의 3차전 상대는 개최국 카타르다. 카타르는 이미 2승을 안아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그렇다고 중국이 무조건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본선 경기력을 보면 승리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카타르전에서 비기거나 패할 경우에는 3위로 추락할 확률이 높다. 최종전에서 타지키스탄, 레바논 둘 중 하나라도 승리하면 3위로 밀려나게 된다. 이번 대회에서는 각 조 3위 중 상위 네 팀이 16강에 진출해 탈락하기도 어렵다.

중국은 지난 2015년, 2019년 대회에서 모두 8강에 진출했다. 한국,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춘 팀이었다. 하지만 5년 만에 열린 아시안컵을 통해 중국 축구는 후퇴한 모습을 보인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