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엔화 약세에 따른 자금의 주식 시장 유입에 더해 기업의 거버넌스 관행 개선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지난 19일 전날보다 1.40% 오른 3만5963.27로 마감했다. 장 중 한때 3만6076.23을 기록하며 3만60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닛케이 지수가 종가 기준 3만5000선을 넘어선 것은 ‘거품 경제’ 시절이던 1990년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증시 호황에 대해 현지 언론은 새로운 소액투자 비과세 제도(NISA) 도입, 엔화 약세에 따른 자금의 주식 시장 유입, 일본 기업의 실적 개선 등을 주가 상승 요인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국내 의결권 자문사는 일본 기업의 거버넌스 관행 개선을 주요 요인으로 진단했다.

서스틴베스트의 류호정 책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양호한 증시 흐름에 대해 일본 투자 업계에서는 기업 거버넌스 개혁 성과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 니코자산운용의 자료를 인용, 지난 2013년 일본 정부가 취한 경제 성장 정책에 주목했다.

당시 자국 기업이 해외 투자자로부터 모회사와 자회사의 이중 상장, 순환 출자, 인수 방어책, 소수 주주 권리 외면 등으로 비판을 받자 일본 정부는 기업 거버넌스 개혁과 이를 통해 기업 가치 증대를 강조했다.

이듬해 일본은 금융청(FSA)을 중심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제정했고, 이는 일본 공적기금(GPIF)을 중심으로 자산 운용 업계로 확대됐다. 2015년에는 도쿄증권거래소 주도로 기업 거버넌스 코드가 도입되기도 했다.

류 연구원은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제도적 환경 조성은 일본 증시로의 해외 기관 투자자 자금 유입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 예로 그는 워런 버핏의 투자 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해 6월 이토추, 마루베니, 미쓰비시를 포함한 일본 종합상사 다섯 곳에 대한 보유 지분을 평균 8.5% 이상으로 높인 점을 들었다.

특히 그는 “엔화가 하락하는 환경에서 일본 증시가 우상향 추세를 보였다”며 “이는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에 대한 익스포저를 높이는 기회로 활용했고, 일본 기업의 장기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반면 코스피의 경우 “원화 가치와 거의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해외 투자자의 초점이 기업의 장기 성장성보다는 단기적 환차손익에 맞춰져 있다는 의미이며, 해외 투자자에게 국내 기업의 장기 투자 매력이 낮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 자금 유출을 막고 증시가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려면 국내 기업의 장기 투자 매력이 높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재무적 수익성 등 사업 내용뿐 아니라 투자자에게 신뢰를 주는 거버넌스 개선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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