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고 정확한 안전 배송…‘새벽배송’ 넘어 ‘바로배송’ 예고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국내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로봇산업’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AI) 학습을 통해 자율주행이 가능한 ‘배달로봇’이 거리를 활보하고, 주방에서는 음식을 굽고 튀기고 서빙하는 ‘조리·서빙로봇’까지 등장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국내 서빙 로봇 도입 대수는 3500대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만1000대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장 규모도 900억 원에서 3000억 원대로 올랐으며, 조리로봇도 10배 오른 5000대가 보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리아는 로봇 ‘알파 그릴’이 튀김·패티를 조리하고, 교촌치킨은 전국 1300여 가맹점에 단계적으로 로봇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bhc도 ‘튀봇’을 선보였다.

배달로봇은 기술 진보를 대표하는 아이템이며, 미래먹거리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중인 우아한형제도 자체 배달 로봇 ‘딜리’를 앞세워 회사의 혁신적 이미지를 강화하고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둔다.

우아한형제들이 특허받은 로봇의 정식 발명 명칭은 ‘이동 로봇의 횡단보도 횡단방법 및 이동로봇’이다. 지난해 6월22일 공개 세계지식재산권기구 국제사무국을 통해 공개했다.

이들이 내놓은 로봇 배달 서비스는 배달의민족 앱으로 주문한 음식을 원하는 장소로 배달한다. 제한적인 공간에서만 이루어졌던 서빙로봇이 거리로 나와 건물 구석구석을 누비며 초근거리의 배달 에러 사항을 해결하고 있다

배달 수요에 비해 라이더가 부족한 시간대 또는 배달이 어려운 지역까지도 서비스가 가능하다. 또 일정한 품질과 속도로 서비스를 제공해 배달원과의 마찰이 없고, 기업입장에선 높은 노동 비용 문제도 해결한다. 고객은 새로운 형태의 배달 서비스로 인한 흥미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과연 배달로봇이 정확하게 임무 수행을 할 수 있을까. 로봇이 길거리의 모든 상황을 인식하려면 기술 비용은 비싸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자동차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교통정보를 수신하는 X2X통신을 탑재했거나 수많은 자체 센서를 통해 도로 환경의 변화 인지 방식을 채택했는데, 고가의 비용으로 안해 배달로봇에 장착시키기엔 한계가 있다.

우아한형제들에서 시행하면서도 꾸준히 테스트 중인 배달로봇에는 X2X통신만큼의 기술이 접목되진 않았지만, 비슷한 수준의 기술력으로 어느 정도 정확도가 높다고 알려졌다. 바로 카메라를 활용한 특허 기술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파가 몰린 건널목에서 사람보다 키가 작은 배달로봇이 신호등과 보행자를 이중 점검한다. 즉, 사람들에게 가려져 신호등을 인식하지 못했을 땐 보행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길을 건넌다.

나아가 ‘새벽배송’보다 빠른 ‘바로배송’ 경쟁도 예고한 상태다. 우아한형제들은 ‘고객과 가장 가까운 물류’를 슬로건으로 걸고, 유통산업의 물류 프로세스의 가장 마지막 단계인 ‘라스트 마일(Last mile)’에 중점을 둔다.

미국에서는 드론을 이용한 배송 서비스가 진행 중이다. 구글은 2010년부터 드론 배송 기술 개발을 시작했으며, 2014년에는 드론 개발 기업인 윙을 인수해 해당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현재 드론 배송 테스트를 진행 중인 아마존도 2016년 윙에 투자하고, 지난 2020년 드론 배송 서비스인 ‘프라임 에어’를 발표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드론 규제가 해결되는 시점부터 소매업체나 의료센터, 물류업체 등 교외 지역까지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할 전망이다. 일본도 지난해 4월 드론으로 의약품 배송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로봇을 넘어 드론까지 활용범위가 넓혀지면, 섬이나 산간 지역은 물론 고령화 등 사회적 과제가 남은 전국 곳곳으로 배송할 수 있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