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지난 26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최 회장은 샘 올트먼과 인공지능(AI) 사업과 관련해 광범위한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샘 올트먼의 방한으로 SK하이닉스와 오픈AI 간 ‘AI 반도체 동맹’에 시동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양사간 AI동맹이 확실시 된다면, SK하이닉스 주가 또한 강세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9일 SK하이닉스 주가는 26일 대비 0.74% 하락한 13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올트먼 CEO의 방한은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최 회장은 샘 올트먼과 오픈AI가 자체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을 추진 중인 만큼, 앞으로 AI 반도체 생산을 위한 협력 방안을 놓고 네트워크를 다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방한이 조명받는 건, 올트먼 CEO가 최근 글로벌 대기업과 ‘AI 반도체 동맹’ 구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번 방한을 통해 오픈AI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큰손’ 고객으로 부상할지도 주목된다.

올트먼 CEO는 현재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 중이다. 오픈AI는 올해 거대언어모델(LLM)인 GPT-4의 주요 업그레이드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고가의 AI 반도체가 대량으로 필요한 상태다.

AI 반도체의 핵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양산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연결되는 지점이다. 양사의 HBM 시장 점유율을 합하면 90%가 넘는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엔비디아에 HBM3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고, 5세대인 HBM3E 양산도 앞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수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오픈AI가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개발에 성공한다면 그 수혜가 SK하이닉스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국내에서는 샘 올트먼 방한과 관련 AI반도체에 대한 주목이 집중되면서 최근 일주일간 AI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소폭 성장 중이다.

◇ 4분기 흑자에 이어 AI·반도체 업고 흑자행진 가나

SK하이닉스는 4개 분기 연속 이어진 적자행진을 끊어내고, 마침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AI시장 확산과 맞물려 본격적인 수익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2022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4개 분기 동안 누적된 SK하이닉스의 적자 규모는 10조원에 달했는데, 지난해 4분기 3460억원(잠정)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AI 서버와 모바일에 들어가는 제품 수요가 늘고 평균판매단가가 상승했다”고 흑자 전환 배경을 밝혔다.

이에 개인 매수세가 살아났다는 평가와 함께 증권가에서도 올해 D램 출하량 증가 등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고객사들이 재고 수준이 낮아지면서 재고 축적을 진행한 가운데 가격 상승을 기반으로 D램의 이익 규모가 확대됐고, 낸드 역시 경쟁사 대비 40%가량 높은 가격 상승을 통해 유의미한 적자 축소를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2분기부터 HBM(고대역폭 메모리) 증설 분이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D램 출하가 증가해 가파른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4조900억원으로 2018년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스마트폰, PC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온디바이스 AI(인공지능) 확산은 중장기 메모리 수요를 2배 증가시킬 것”이라며 “아울러 HBM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10조원에 안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0조4360억원으로 예상하며 기존 추정치(7조6150억원)를 37% 상향 조정하면서 목표주가도 16만원에서 18만원으로 올렸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HBM 생산능력이 지난해의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AI용 고성능 메모리 관련 SK하이닉스의 수혜 강도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영업이익을 10조9640억원으로 예상하며 직전 추정치(10조5780억원)를 3%가량 상향 조정하면서 목표주가를 15만3000원에서 16만8000원으로 올렸다.

한편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장기간 이어져온 다운턴(하강 국면)에서도 AI 메모리 등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며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과 함께 실적 반등을 본격화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의 시기를 맞아 변화를 선도하고 고객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면서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성장해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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