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윤세호 기자] 흥행 보증 수표 허웅과 허훈도 이루지 못한 일을 LG와 이관희(36)가 해냈다. 지난 28일 수원KT소닉붐아레나 개장 이후 최다 관중(3576명)이 들어찼다. 이관희 역시 인기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증명하는 숫자다.

이전 최고 기록은 지날 1일 새해 벽두 경기였다. KT 허훈과 KCC 허웅이 수원에서 격돌했고 이날 경기에 3574명의 관중이 찾았다. 늘 올스타 투표 1, 2위를 다투는 스타 형제 맞대결이라 흥행이 예약된 경기였는데 원정팀 LG가 당시보다 더 많은 관중을 끌어모았다.

농구장 분위기도 그랬다. 허훈이 부상으로 결장했음에도 많은 KT 팬이 홈구장을 찾은 것은 물론 LG 팬도 이에 지지 않고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핵심 선수 아셈 마레이 결장을 몸을 날리며 극복하는 LG 선수들의 투혼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이관희를 향한 함성이 뜨거웠다. 이관희가 야투 난조로 슛이 들어가지 않을 때마다 LG 팬의 탄식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이관희는 스타답게 결정적인 순간에 빛났다. 4쿼터 막바지 수비와 공격에서 제몫을 했다. KT 에이스 패리스 배스의 슛을 절묘한 헬프 디펜스로 블록했고 바로 다음 공격에서 돌파로 득점했다. 이 순간 LG 팬의 함성이 폭발했다.

그냥 나온 함성은 아니다. 이관희는 비시즌 인기 예능 프로그램 촬영에 임했다. 농구 시즌에 맞춰 당시 촬영했던 프로그램이 방영됐고 순식간에 농구계 최고 스타가 됐다. 소셜미디어 팔로워수 약 85만명으로 범접할 수 없는 숫자를 쌓고 있다.

이관희는 KT전에서 승리한 후 자신을 향한 뜨거운 함성에 대해 “사실 창원에서는 익숙한 일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원정 경기에도 우리 팬이 많이 와주신다”면서 “처음 느낀 경기는 부산이었다. KCC 홈경기인데 창원에서 팬이 많이 와주셨다. 이번에도 우리 팬이 많이 와주셨는데 우리 팀에 스타가 많지 않나. 양홍석, 이재도, 유기상 등 스타가 많다. 그 중심에 내가 서서 인기를 이끌겠다”고 이관희다운 포부를 밝혔다.

스타가 절실했던 농구계 오아시스다. 허웅과 허훈 외에도 관중을 끌어모을 수 있는 전국구 스타가 탄생했다. 프로 13년차 베테랑인데 꾸준히 기량이 향상됐고 코트 밖에서도 활약하며 이번 시즌 흥행몰이 중심에 자리했다. 어느 구단 부럽지 않은 창원 농구 열기가 넓게 퍼져나간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