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가고시마=김용일 기자] K리그 겨울 이적시장 ‘초대형 태풍’으로 떠오른 제시 린가드(32)의 FC서울행이 가시화하고 있다. 린가드는 5일 오후 예정대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 서울 구단 입단 절차 마무리를 위한 메디컬 테스트에 돌입한다.

별다른 결격 사유가 따르지 않는다면 린가드는 2024시즌 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그 무대에 데뷔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태국 후아힌에서 새 시즌 대비 1차 동계전지훈련을 시행한 서울 선수단은 4일 2차 전지훈련지인 일본 가고시마에 입성했다. 스완지시티 시절 린가드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맞대결을 벌인 기성용이 최근 서울과 재계약하며 가고시마 캠프에 합류했다. 린가드 역시 ‘서울맨’이 되면 가고시마 전훈에 참가하는 만큼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스포츠서울과 만난 서울 김기동 감독은 “린가드가 상황에 대해서는 보고받았다”며 “당연히 처음엔 (린가드가 K리그행에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들었는데,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은 지난해까지 임대 신분으로 뛰다가 완전 이적으로 ‘서울맨’이 된 윌리안이 전훈 중 경미한 내전근(허벅지 안쪽 근육) 부상으로 쉬고 있는데, 김 감독은 “(같은 포지션인) 린가드가 오면 함께 잘해주겠지”라고 농담조로 말하면서도 실제 이적이 성사되기를 바랐다.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을 뿐 아니라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뛴 린가드는 지난 시즌 노팅엄 포리스트 생활을 끝으로 ‘무적’ 생활을 보냈다. 재기를 노리며 개인 훈련을 충실히 해 온 린가드는 최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를 포함해 새 행선지를 찾다가 FC서울과 연결됐다. 에이전시 ‘메이드인풋볼’에서 린가드의 협상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본격적으로 서울이 움직이기 시작한 건 지난달부터다. 서울 구단을 잘 아는 복수 관계자 사이에서 “어마어마한 선수가 올 수도 있다”는 말이 나왔는데, 그가 린가드였다.

서울은 린가드의 공백기를 고려해 구단 관계자를 잉글랜드로 파견해 직접 몸 상태를 체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동호’ 체제에서 명가 재건을 그리는 서울은 린가드가 충분히 K리그에서 재기할 수 있다는 데 확신을 품으면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린가드 역시 제 기량을 다시 펼쳐 보이고 싶다는 진정성을 펼치면서 아시아 리그 산업에 적합한 적정 수준의 연봉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린가드의 행보는 가고시마에서 전지훈련한 타 팀 관계자 및 선수도 관심을 품고 있다. 4일까지 가고시마에서 훈련한 울산의 고승범은 린가드가 실전 무대를 밟은 지 6개월이 넘은 것과 관련해 물음표가 따르는 것을 두고 “(공백은 있지만) EPL 선수이니 다르지 않을까. 경험은 무시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린가드와 한솥밥을 먹을 수 있는 서울 동료도 궁금증이 크다. 베테랑 임상협은 “만약에 린가드가 합류하면 어떻게 동료와 호흡을 이룰지 궁금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은 가고시마 입성 첫날부터 고쿠부 운동장에서 5대2 볼돌리기와 주요 전술 훈련 등을 정상적으로 시행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태국에서 기초 체력을 비롯해 몸만들기에 주력한 서울은 가고시마에서 5차례 평가전을 포함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