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당뇨병으로 인한 우울증 발병 위험이 저소득층에서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의료급여 수급권자 등록 기간에 따라 당뇨병 환자의 우울증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 2배 가까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김재현·이유빈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박소희 일산백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2~2018년 수집한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토대로 20세 이상 성인 202만7317명을 분석한 결과를 ‘대한당뇨병학회지’ 최근호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 등록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 5년 동안 최소 1년 이상 수급권자로 등록된 사람은 모두 4만2120명(2.08%)이다. 연구팀은 이들의 노출 기간(1~5년 사이)에 따라 참여자들을 분류해 우울증 발생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폈다.

그 결과, 평균 추적 관찰 기간 6.77년 동안 발생한 우울증 40만1175건 중 수급권자로 등록된 적이 없는 참여자들과 비교해 수급권자의 우울증 발병 위험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급권자로 일 년만 등록됐더라도 그렇지 않았던 사람 대비 우울증 발병 위험이 44% 증가했고, 5년간 등록된 경우 69%까지 높아졌다. 또 소득이 낮은 사람이 인슐린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더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통해 가구소득이 낮았던 기간이 길수록 당뇨병으로 인한 우울증 발병 위험도 커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재현 교수는 “당뇨병은 긴 호흡을 갖고 오랫동안 싸워야 하는 병인데, 안타깝게도 저소득층에게는 더욱 가혹할 때가 많다”며 “이번 연구에서 보듯 우울증의 발병 위험까지 커진다는 건 환자의 일상 역시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어서 당뇨병 환자의 소득과 환경을 고려해,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는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