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투산=김민규 기자] “팀원들이 든든하게 잘 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화끈한 타격 만큼이나 가슴도 뜨겁다. 동료들의 기분까지 챙길 줄 아는 멋쟁이다. NC 신입 ‘거포’ 맷 데이비슨(33)의 얘기다. 데이비슨이 벌써부터 NC에 녹아들고 있다.

데이비슨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투산 NC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구슬 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을 위해 도넛과 커피를 구매, 직접 배달까지하며 동료들을 격려했다. 애리조나 투산에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면서 기온이 영상 4도까지 낮아졌다. 다소 떨어진 기온에 비가 내리지만 선수들이 도넛과 커피를 먹고 든든한 마음으로 훈련을 진행했으면 하는 진심에서다.

게다가 미국 메이저리그(ML)에선 경기 전 도넛을 먹는 진짜 이유가 있다. 팀 동료들을 응원하는 마음에 더해 재밌는 이야기로 훈련장 분위기를 띄웠다. NC 일원으로 녹아든 데이비슨의 적응력 하나 만큼은 모두가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날 캠프에서 만난 데이비슨은 “미국에서 경기 전 도넛을 먹으면 싱커를 잘 친다는 속설이 있다. 도넛을 먹으면 싱커처럼 기분의 롤러코스터가 있기 때문이다”며 “물론, 우리는 아직 경기가 없어 싱커를 칠 일이 없지만 모든 팀원들이 힘내서 오늘 훈련을 잘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도넛과 커피를 사게 됐다”고 힘줘 말했다.

데이비슨이 말한 기분의 롤러코스터는 ‘달콤한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의미로 읽힌다. 기분이 우울할 때 초콜릿 등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얘기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다. 팀원들의 기분까지 고려한 데이비슨의 세심한 진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좋은 인성을 갖췄다. 이제 실력만 보여주면 된다. 장타력이 무기인 ‘거포’ 데이비슨은 지난해 홈런 가뭄에 시달렸던 NC에 단비 같은 존재다. 올시즌 NC ‘4번 타자 1루수’다. 더욱이 이번 캠프 훈련에서 보여진 데이비슨의 화끈한 타격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데이터에 나온 타구 속도만 179㎞. 배팅연습 때 집중하지 않으면 빠른 타구를 눈으로 쫓기조차 벅차다. ‘때리면 담장 밖’이란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벌써부터 NC에서 유일하게 40홈런 이상을 치며 KBO리그 최고 외국인 타자로 꼽히는 에릭 테임즈가 소환되는 이유다.

데이비슨은 “지난해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 비시즌 동안 이를 악물고 열심히 했다. NC에서 준비해온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나는 장타를 주무기로 갖고 있고, 팀의 기대치도 충분히 알고 있다. 내가 추구하는 야구, 그리고 나의 스윙을 한다면 당연히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