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화 운동 다룬 ‘소년이 온다’

제주 4·3 사건 ‘작별하지 않는다’

거시적 담론보다 개인적 서사에 중점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에 선정되는 쾌거를 누렸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2024년 노벨문학상에 선정된 한강에 대해 “역사적 상처에 직면하고 인간 삶의 취약성을 노출시키는 한강의 시적 산문으로 표현했다”며 수상 이유를 밝혔다.

한강은 소설 ‘채식주의자’(2007) ‘소년이 온다’(2014) ‘흰’(2016) ‘작별하지 않는다’(2021) 등을 발표했다.

작품 속에서 한국 현대사를 관통한 시대적 아픔을 한강 특유의 시선으로 섬세하게 표현했다. ‘소년이 온다’는 5.18 민주화운동을 여섯 장에서 각각 여섯 명의 시선으로, 사건 당시와 그 이후에서 서술한 작품이다. 개인의 고통과 내면에 몰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소설 속 정심이 제주 4·3사건으로 부모를 잃고, 생사를 알 수 없는 오빠의 흔적을 찾아 세월을 보내는 이야기를 다룬다. 오빠가 집단 학살의 희생양이 됐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유해라도 찾을까 싶어 고령에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학살 현장을 찾아다니는 이야기를 다룬다.

소설가 한강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4000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될 예정이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그동안 세계문학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기에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채식주의자’는 지난 2016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서 수상하며 세계 문학계에 파문을 던진 바 있다.

당시 맨부커상 선정위원회는 “불안하고 난감하면서도 아름다운 작품 ‘채식주의자’는 현대 한국에 관한 소설이자 수치와 욕망, 그리고 타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갇힌 한 육체가 다른 갇힌 육체를 이해하려는 우리 모두의 불안정한 시도들에 관한 소설”이라고 수상 이유를 밝힌 바 있다.socool@sportsseoul.com